[신간]독특하면서 현실적인 공포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6'

고수현 / smkh86@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4-08-29 15: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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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참사, 다이어트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다
[시민일보=고수현 기자]황금가지의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시리즈 여섯번째 책인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돼지가면 놀이'가 최근 출간됐다.

이는 2010년 시리즈의 5권이 출간된 후, 4년만에 출간된 신작 단편집이다.

이번 단편집은 기존 시리즈와 달리 공모전을 통해 엄선한 다섯명의 신인 작가들이 새로 합류해 기존과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한다.

이 책은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삼고 있다. 어느날 꿈에서 본 숫자가 사람 이마에 드러나고, 그것이 죽음의 방식을 예견한다는 걸 알게 된 한 남성을 소재로 한 '숫자꿈'은 단체 수련회를 떠나는 아이들의 죽음이 예고된 것을 알고 막으려 노력하지만 결국 죽음을 막지 못하는 상황을 묘사함으로써 최근 국민적 상처를 안고 있는 대형 참사에 대한 저자의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또한 종교에 심취해 자식을 차례로 죽인 비정한 부부를 소재로 한 '헤븐'은 2012년 세 자녀를 종교적 믿음으로 구원하려다 사망케 한 사건을 연상케 하며, 애완동물 학대와 살해를 다룬 '고양이를 찾습니다' 역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사건들을 소재로 한다. 이외에도 새벽 편의점 행패를 부리는 만취객을 소재로 한 '편의점', 다이어트를 부추기는 사회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운 '구토' 등 그간 이슈로 떠오른 사회적 문젯거리들이 공포소설의 형식을 빌어 재조명된다.

특히, 표제작인 '돼지가면 놀이'는 6.25 시절 벌어진 극심한 기아 사태와 이와 연관된 식인 사건을 독특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치 로마신화를 모티브로 한 듯 판타지적인 전개와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파견된 탐정의 조사결과가 덧붙여지면서 추리적 성향이 가미된 매우 독특한 작품이다.

이렇듯 단순히 공포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한 작품집에 담아낸 것도 이 책의 또 다른 볼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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