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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돌고 시장이 활성화되고 이동전화가 늘고 자동차가 증가하고 시장세력의 중산층이 생겨나고 있다는 이른바 5M(money, market, mobile, motor car, middle class) 현상이 최근 평양을 설명하는 단어가 되고 있다.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가는데 교통체증이 생기고 평양역 앞에 택시가 줄지어 있다는 전언은 현재 평양의 활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북한 경제의 호전은 우선적으로 식량사정 개선에서 잘 드러난다. 사경지 경작이 늘고 시장거래가 증대되고 기후가 좋아서 작황도 좋아졌을 뿐 아니라 식품가공업도 발전하면서 예전에 비해 북한의 식량난은 훨씬 완화되었다. 최근 몇 년간 북한의 식량사정이 좋아졌음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대외교역이 급증하면서 외부로부터 많은 물자가 교류되고 있는 점도 최근 북한경제 호전의 주요인이다. 북중 교역의 놀라운 성장은 이제 남북교역과 북일교역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북중 양국의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자체 동력을 갖고 진전되고 있다.
중국과의 교역외에도 최근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확대와 북일교섭 재개 및 유럽과 동남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 북한의 대외교역과 협력은 전방위적으로 다변화되고 늘어나고 있다. 대외교역의 증가는 그 자체로 북한경제에 활력을 제공하게 된다.
북한경제가 나아지고 있는 데는 무엇보다도 시장경제의 활성화가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2009년 화폐개혁의 실패 이후 북한 당국은 시장을 인위적으로 억압하고 폐쇄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함을 깨달았고 이후부터 김정은 시대는 시장에 대한 묵인을 넘어 오히려 시장을 적극 허용하고 활성화함으로써 북한경제의 상황을 호전시켰다. 공장 뿐 아니라 상점과 식당까지도 개인에게 위탁경영함으로써 시장에서 부를 축적한 돈주를 국가경제 운용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일정부분을 국가에 바치게 함으로써 시장을 통한 경제활성화와 국가재정 확대를 양수겸장으로 얻고 있다. 이외에도 관광객의 증가와 인력송출 확대 등으로도 적잖은 외화수입을 하고 있다.
최근 북한경제의 호전은 우리가 언짢아하거나 기분나빠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북한경제가 나아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우리는 적극 반겨야 한다. 경제호전의 주원인이 시장경제의 확대와 대외교역의 증대이기 때문에 지금 북한 경제의 호전은 북한을 더욱 개방과 개혁으로 추동해내게 된다.
경제회복과 경제발전은 정치학 일반론에서도 장기적으로 민주화의 촉진요인이 된다. 따라서 북한경제의 호전을 우리가 더욱 적극 나서서 돕고 지원하고 촉진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북한의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게 된다.
다만 우리와의 교류협력을 통한 북한경제 요인이 상대적으로 줄고 남북관계에 의한 경협확대가 감소함으로써 북한변화에 기여하는 우리의 개입력이 축소되고 있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북한경제의 호전에 대한 남북관계 요인이 줄어든다는 것은 장차 북한의 정치적 변화와 향후 통일과정에서 우리의 대북 영향력이 줄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우리의 주도권이 그만큼 약화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더욱 적극적으로 남북경협과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북한이 남한 요인과 남북 관계에 의해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전략적 개입을 서둘러야 한다.
최근 황병서 일행 방남 이후 조성되고 있는 남북관계 정상화와 남북대화 재개 분위기를 계기로 지금부터라도 남북경협은 더욱 확대되고 지속되어야 한다.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북한 지역에 확산해야 한다.
그로 인해 북한경제를 회복 발전시키고 개혁개방을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북한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냄으로써 장차 평화통일의 국면에서 우리의 주도권과 영향력을 확보해야 한다. 개성공단과 남북경협의 확대는 평화통일의 견인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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