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20일 오전 PBC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입장 확실히 하지 않으면 미국의 속셈대로 사드 배치를 불가피하게 허용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는 케리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케리 장관이)지난번 미일방위협력지침이 개정되면서 우리 내부에서 한미동맹이 미일동맹에 뒤져서 되겠느냐는 등 여러 가지 비난의 목소리가 나와서 한미 동맹은 튼튼하니까 걱정 말라고 해놓고 미군부대에 가서 사드 배치해야 한다는 얘기한 걸 보면 한치의 빈틈도 없다고 얘기한만큼 앞으로 사드 배치를 논의할 때 딴소리 하지 마라 라고 하는 메시지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은 굉장히 큰 압박이고, 일종의 경고인 것”이라며 “그분이 가끔 실언을 하기도 해서 여러 가지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지만 미국내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한국에 와서 많은 사람이 주시하는 가운데 하는 발언인데 매우 철저하게 계산된 발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한국을 상대로 일종의 성동격서 비슷한 걸 하는 것인데, 이 소리 했다, 저 소리 했다 정신 못 차리게 해서 결국 나중에 한국이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끌고 가려는 것”이라며 “이달 말 아시아안보회의, 이른바 샹그릴라 회의에 한미 국방장관 회담도 예정돼 있고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도 예정돼 있는데 거기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부터 40일 전에는 논의가 된 적이 없고 앞으로 할 일이 없다고 했지만 샹그릴라 회의에서 비공식적으로라도 국방부장관이 본격적으로 얘기를 꺼내고, 특히 일본 방위성 장관이 거기서 같이 만나게 돼 있는데 일본이 옆에서 어시스트를 하면 한국이 협공을 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이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하는데 확실하게 입장을 취하지 않으니 미국에서도 자꾸 세몰이를 하고 있고, 특히 국내에서도 심지어 여당 원내대표까지도 사드 배치해야 한다고 대통령을 압박하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주변의 고위 참모들이 분명하게 입장을 정해 선을 그어 놓으면 이 논란은 끝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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