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차애 에이스간호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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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살충제계란으로 세상이 난리다.
인체에 치명적인 살충제를 뿌린 계란이 시중에 유통되어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연일 뉴스에 대서특필되고, 마트마다 파는 계란에 [살충제뿌리지 않은 계란]이라고 대문짝 만하게 써 붙였지만 사가는 이는 거의 없다.
각종 신문과 포털은 정부당국의 관리 소홀에 포커스를 맞추고 연일 문제제기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좀 더 근원적인 부분을 고민해 봐야한다.
왜 계란에 살충제를 뿌리게 되었을까, 라는.
0.06평방미터.
A4용지 반장정도 되는 닭장에서 날개한번 마음껏 펴보지도 못하고 허공에 걸쳐있는 철망을 필사적으로 움켜잡느라 기형이 된 발, 스물네시간 켜놓은 전등 때문에 휴식없이 계속 알을 낳게 만드는 과부하된 신진대사, 좁은 공간의 스트레스를 감당 못해 주변의 닭들을 부리로 쪼아대는 카니발리즘을 막으려 인간이 아예 잘라버린 부리로 제대로 먹이조차 먹지 못하는 삶.
이것이 우리가 먹는 계란을 생산하는 닭들이 살아가는 일년 동안의 매일매일이다.
차라리 죽는 것이 행복인 끔찍한 이 생활환경 속에서 정상적이고 건강한 계란이 만들어지길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이렇게 인간은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십원이라도 더 싼 계란을 생산해 내기위해, 그래서 더 경쟁력있는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살아있는 생명들에게 지옥을 경험하게 한다.
그리고 이렇게 인간이 만든 지옥속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진 닭들이 생산해내는 면역력 약한 계란이 병에 걸려 상품가치가 없어져 버릴까봐 인간은 거기에 살충제를 뿌린다.
그리고 그 계란이 우리의 식탁에 오른다.
살충제의 농도를 농수산부나 식약청에서 관리한다고는 하지만, 탐욕이 앞선 인간들에겐 이미 관리는 회피대상이지 지키고 따라야 할 원칙이 아니다.
이렇게 지옥같은 환경속에서 태어난 계란이 우리 몸속으로 섭취되었을때, 그 계란은 과연 우리가 아는 완전식품으로써, 양질의 단백질로 우리 몸속에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뿌려진 살충제 때문이 아니라 이미 계란 자체도 닭의 자궁에서 만들어지는 과정중에 어미의 스트레스와 긴장, 불안감 그 모든 것이 온갖 질병의 근원이 되어 자궁속의 계란에 잠재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뇌다]라는 책을 쓴, 뇌의 생성기 연구를 해 온 다크 스왑박사의 저서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모든 것이 자궁안에서 결정된다.’는 그의 주장에 동의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인간이 아닌 조류의 자궁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될 것이다.
어미가 겪은 지옥을 간접 체험한 불행한 먹거리가 우리에게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라는 내 생각이 다소 과장된 면이 있을지라도,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우리 먹거리의 성장과정을 열악한 환경으로 계속 내몰아서는 안된다.
이제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동물들이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래서 면역력 강한 건강한 삶을 살아낸 먹거리들에 더 이상 살충제 따위는 뿌리지 않아도 되도록 해야한다.
살충제 계란 파동은 지금이 우리가 동물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야 할 때라고, 지금하지 않으면 늦는다고, 앞으로 더 큰 재앙이 시작될 거라고, 우리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다.
건강한 삶을 살았던 먹거리만이 우리가 그것들을 섭취했을 때, 진정한 완전 식품으로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그리고 먹거리의 건강한 삶을 위해 나는 조금 더 돈을 지불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여러분은 어떠하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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