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 무너지고 있다- "농업이 생명의 근본이다"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10-13 12: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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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겸 전 한국외대 철학과 겸임교수

농업 시대에는 인류의 생존과 발전에 있어 농업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식량 생산은 모든 경제 활동의 기초가 되었고, 농민들은 사회의 근본적인 구성원으로 존중받았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농업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농민들의 권리와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농민들이 직면한 현실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로 얽혀 있다. 실업수당과 기초생활수급의 부재, 농지 거래의 제한 등은 농민들의 생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농업의 근본적인 가치인 '농자천하지대본'을 위협하고 있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농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도시로의 인구 이동이 가속화되었으며 이로 인해 농민들은 경제적, 사회적 소외를 경험하고 있다. 또 농업이 상업화되면서 대규모 농업과 기업 농업이 증가하고, 소규모 농민들은 경쟁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농민의 생계와 전통적인 농업 방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농민을 보호하는 입장에서 "농자천하지대본"을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농업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고, 농민의 권리와 생계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농민의 권리와 생계 보장

농업은 단순한 생산 활동이 아니라, 환경 보호와 생태계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농업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농민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받고, 보편복지의 차원에서 농민에게 실업수당 및 기초생활수급과 같은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 이는 농민들이 농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농민들은 일반 근로자와 달리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매우 제한적이다. 농업의 계절적 특성으로 인해 일시적인 실업 상태에 놓이더라도, 이를 인정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한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농민들이 실제로는 생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원을 받지 못하게 만든다. 농민에게 농사는 생명의 근원이다. 그들에게 생존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농지 거래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여 농민들이 자신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농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경작유전의 원칙은 농지 거래에 대해 제한함으로써 농민들이 자신의 땅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없게 만든다. 이는 농민들이 자산을 활용하여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장애가 되고 있다. 농지 거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외부 투자자들은 농지를 매입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러한 규제는 농지의 공급을 제한하고, 결과적으로 농지의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외부 투자자들은 농지의 가치 상승을 기대하며 투기적으로 매입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농지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비롯되며, 농민들이 농사를 짓지 않는 상황에서 외부인들이 농지를 소유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또 상속 문제가 있다. 3천 평 이상의 농지는 상속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농민들이 자산을 다음 세대로 물려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한 요소이기도 하다. 농지 상속 규제는 농민들이 대규모 농지를 소유하는 것을 제한한다. 이로 인해 농민들은 자신의 농지를 매각하거나 임대할 수밖에 없고, 외부 투자자들은 이러한 기회를 이용해 농지를 매입하게 된다. 상속이 불가능한 농지는 외부인에게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외부 투자자들이 농지를 투기 대상으로 삼는 이유가 된다. 농민들이 농사를 짓지 않고 매각을 선택하게 되면, 외부인들이 농지를 소유하게 되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로 인하여 농민의 경제적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농민들의 평균 소득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또한 농지가 투기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농업을 영위하는 농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이는 농업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전통적 의미로만 해석하는 것에서 벗어나 “농사라는 것은 우리 인간에게 생명의 근본(農者人間生命之大本)”으로 사유의 전환이 이루어 져야 한다. 그 이유는 농사(쌀, 콩, 율무, 배추, 과일 등)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농민들에게 농사는 밥이다. 생명이다.
현재 농민들이 직면한 현실은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 농업의 근본적인 가치와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 실업수당과 기초생활수급의 부재, 농지 거래의 제한 등은 농민들이 생계를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농자천하지대본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농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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