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 2025년 기획전시 <이야기ᄭᅩᆾ이 피었습니다> 개막

문찬식 기자 / mc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06-27 08:56:11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인천=문찬식 기자] 인천문화재단(대표이사 김영덕) 한국근대문학관은 2025년 기획전시 <이야기ᄭᅩᆾ이 피었습니다>를 6월 27일(금)에 개막한다.


이번 기획전시는 한국근대문학관의 두 번째 소장자료 전으로, 소장자료 중 고소설 작품 64권과 딱지본 소설 17점을 1부, 2부로 나누어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이야기 콘텐츠가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현재, 그 이야기 콘텐츠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의 고전소설과 이를 향유했던 문화를 알기 쉽게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1부 “시간을 거슬러, 이야기책 전성시대”는 총 7개의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코너의 제목은 “시간을 거슬러, 이야기책 전성시대”로 한국근대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소설 중 가장 오래된 책인 『홍길동전』(1857년 발행 추정)을 볼 수 있다. 문학관 소장 고소설 중 가장 오래된 『홍길동전』을 통해 관람객들은 본격적인 고소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두 번째 코너는 “소설 대중화의 시대! 이야기에 빠지다”로 문학관이 소장한 방각본 소설을 확인할 수 있다. 방각본 소설은 민간 업자들이 판매를 목적으로 출간한 책으로 목판에 글을 새겨 찍어낸 것이다. 인쇄한 곳이 전주 지역이면 완판본, 안성 등 수도권이면 경판본이라 했다. 『구운몽』, 『심청전』, 『삼국지』 등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방각본을 관람할 수 있으며 당대의 인쇄 출판 문화도 엿볼 수 있다.

세 번째는 “이야기책의 인기가 불러온 논쟁”이다. 근대 출판 기술의 도입과 함께 저작권에 대한 개념도 함께 도입되었지만 그것이 지금처럼 엄밀하지 않았던 20C 초, 『옥루몽』을 둘러싼 저작권 분쟁을 소개하며 분쟁까지 야기한 고소설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이야기책? 나는 귀로 듣는다”로 조선 시대 고소설 향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기수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기수는 조선 후기에 직업적으로 소설을 낭독했던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전기수가 즐겨 낭독했던 작품 중에 '삼국지'가 있는데 『삼국지』 내용의 일부를 발췌하여 고쳐 쓴 『화용도』와 애정소설의 대표작 『숙향전』을 감상할 수 있다.

다섯 번째는 “직접 붓을 들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다”로 고소설의 인기를 견인했던 필사 문화를 소개하며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필사본 고소설 '강릉추월'을 전시한다. 이 코너에서는 '강릉추월'을 두고 여러 사람이 필사한 흔적이나 책 주인을 드러내는 기록, 필사자의 당부, 책을 편하게 읽기 위한 소소한 배려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섯 번째는 “이야기책을 통해 이어진 한글의 생명력”으로 문학관 소장 필사본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필체 중 미려한 필체를 모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필사자의 개성까지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한글을 지켜내는데 기여했던 고소설을 만나볼 수 있다. 대표 작품은 '유효공현행록'인데 이 작품은 부자‧형제 갈등을 축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작품으로 문학관 소장본은 유려한 필체의 옛 한글을 담고 있다.

일곱 번째는 “FOCUS”로 한국근대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소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작품 6권을 선정하여 별도로 전시한다. 17세기 제주도에서 만들어진 목판본을 저본으로 하는 주왈교본 『삼국지』, 1919년 필사되었다는 기록이 있어 고소설이 근대 시기에도 널리 향유되었음을 보여주는 『유충렬전』, 1910-1920년대 신문‧잡지에 수록된 야담을 필사하여 양반 계층이 즐기던 야담이 근대 이후에도 여전히 유행했음을 보여주는 『기담수집』, 토정 이지함이나 오성과 한음 등 우리에게 익숙한 조선시대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른 야담집과 달리 구어체 표현과 현실감 있는 묘사로 가득한 '기문총화', 중국 한나라 때부터 북송시대까지의 소설과 야사 등을 원문 그대로 필사하여 국내 수용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 '태평광기', 다른 필사본 소설과 달리 외형이 세로로 되어 있으며 1914년 필사된 필사기가 있는 조선 후기의 대표적 영웅소설 '장풍운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2부 “K-STORY, 다채로운 드라마, 여기 다 있었네”는 총 7개 코너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소설을 장르로 구분하여 구성했다. 첫 번째 코너는 “AI가 그린 옛 이야기책 속 세상”으로 '구운몽', '유충렬전', '박부인전', '숙향전' 등의 한 대목을 AI로 재현하여 보여준다. 조선시대의 고전소설을 현대의 기술로 재해석한 코너로 특히 젊은층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넘지 못할 벽은 없다”로 사랑을 주제로 하는 고소설을 전시했다. 조선시대 인기 고소설인 『상사동기』를 전시하여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세상을 향한 날카로운 풍자”로 우화소설과 풍자소설을 소개한다. 장끼와 까투리의 이야기를 담은 『장끼전』과 두꺼비와 여우의 대립을 다룬 『둑겁전』 등을 통해 조선 후기 시대상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네 번째는 “최고 인기 장르, 영웅 출현”으로 조선 시대에 널리 읽혀진 영웅소설을 전시했다. 조선 후기 최고 인기 소설의 하나인 『유충렬전』, 좋아하는 영웅소설 '소대성전'과 '용문전'을 한데 모아 영웅소설을 좋아했던 독자의 취향까지 알 수 있는 소설 합철본과 여성 영웅이 등장하는 『박부인전』 등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다섯 번째는 “다양한 거울로 역사를 들여다보다”라는 제목을 가진 코너로 역사소설을 주제로 한다. 조선 중기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임정기』나 『선조고사』 등 국난 극복을 이야기로 형상화한 소설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박응교전』을 통해 역사에서 재미와 교훈 두 마리 토끼를 찾으려 한 옛사람들의 취향을 느낄 수 있다.

여섯 번째는 “사랑과 질투, 그리고 복수” 코너이다. 남편을 대신에 옥에 갇히는 열녀 이야기('곽씨열녀전')에서부터 계모와 전처소생이나 처첩 간의 갈등('조한림전'), 부자·형제·세대가 얽힌 가문 간의 갈등('창선감의록') 등을 다룬 고소설을 볼 수 있다. 오늘날 TV 아침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을 한 세기 전 고소설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일곱 번째 “이야기는 계속된다‘는 조선 후기 고소설이 근대에 접어들어 새로운 인쇄 기술의 도입으로 딱지본이라는 형태를 빌려 계속해서 생산되고 유통된 것을 소개한다. 문학관 소장 딱지본 중 이번 전시에서 공개하는 고소설과 같은 작품을 전시하여 전통 시대에서 근대로 넘어왔지만 변함없이 이어진 고소설의 인기를 시각적으로 잘 드러나게 구성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소설 자료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 전시 체험도 준비되어 있다. AI 전기수가 읽어주는 고전소설 및 AI를 활용한 고소설 영상을 감상할 수 있으며, 『토끼전』의 또다른 이름을 가진 『출토전』과 김만중의 효심이 드러난 『구운몽』 속 장면을 활용한 엽서 및 책갈피 만들기 등의 다양한 체험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한국 고전소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에 나온 고전소설을 포함한 다양한 고소설 학습만화를 비치하여 관람객들이 전시를 보면서 작품을 읽어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함께 마련했다. 단순한 관람 중심의 전시가 아닌 관람객이 직접 보고 다양하게 체험하는 즐길거리가 풍부한 전시라는 점이 이번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의 특징이다.

한국근대문학관 관계자는 “현재 K-문화로 상징되는 한류가 전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데, 이 한류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 고전소설이며, 이러한 고전소설을 다양하고 재미있게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했으니 많이들 방문하셔서 우리 문화의 뿌리를 확인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시는 화요일~일요일 10:00~18:00(관람시간 종료 30분 전까지 입장 가능) 관람 가능하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또한 매주 월요일(단, 월요일이 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 추석, 1월 1일, 설날 당일에는 휴관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