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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서산시는 지난 7월 집중호우 당시 시간당 110mm, 물 폭탄이 쏟아져 침수로 인한 인명 사고까지 발생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었다.
논과 밭 침수로 1년 농사를 망친 농민들의 근심은 땅 꺼지고 있다. 도로 및 하천 등도 유실돼 생활 불편까지 초래됐다. 다행히도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긴급 보수와 주민 피해 최소화가 가능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땜질 처방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게 농업정책에 대한 과감한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해를 거듭하면서 우리나라는 여름철 국지성 집중호우와 극한 강수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그렇다고 이를 피해 갈 수도 없다.
농작물의 침수와 토양유실, 병충해 확산은 농민들의 생계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 나아가 국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히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극한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농업정책의 전환과 강화가 절실한 때다.
그래서 이러한 극한 기후 상황에 대응할 농업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이달 초 전북 군산시에는 시간당 150mm를 초과한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했다. 주택 침수 등 큰 피해가 나타났다. 충남 서천군에 135mm, 부여군과 논산시 등 시설 하우스 대다수가 물에 잠겨 농가 피해가 눈덩이이다.
왜 이런 피해가 발생하고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해법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기후변화에 강한 인프라를 구축하면 가능하다는 것, 국제적 사례를 통해 입증됐다. 네덜란드 농법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네덜란드는 바다보다 땅이 낮다. 둑과 수로를 구축하고 풍차 등을 이용해 물 관리를 하며 도시 번영을 이룩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극한 호우를 감당할 배수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배수 체계는 물길을 만든 관을 매설하는 방식이 고작이다. 여기에도 스마트 배수시설 도입이 필요하다. 면적대비 시간당 쏟아지는 빗물을 계산해 이를 감당할 배수시설이 구축돼야 한다. 또 저지대 농지에는 배수펌프 설치와 저류지 조성은 침수 피해를 막는 최소한의 시설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부를 빼고는 대부분이 이런 시설은 갖추질 못한 실정이다.
또 기상 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농업기술 보급과 교육이 필요하다. 스마트 팜 기술과 정밀농업, 기상 데이터를 활용한 예측 가능한 전략적 농업은 기후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농업으로의 발전을 견인하게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농작물 보험제도의 확대 및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필자도 같은 생각이다. 현행 재해보험은 특정 작물에만 적용되거나 보장되는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집중호우 등으로 뿌리 손상으로 생육이 저하 되거나 부패 등의 피해까지 보장되는 방향으로 보장의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 국가와 지방정부, 지자체의 부담 확장이 더해지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또 지역의 특징적인 기후에 적합한 품종개발과 보급이 필요하다. 논산 딸기, 부여 토마토 농작물은 대단위 규모로 지자체를 대표한다. 지역마다 특색 있는 농작물 재배를 통한 농가의 소득증대를 꾀해나가야 한다. 서산에는 특색있는 농작물이 많지 않다. 음암 달래, 고북 알타리 무, 인지, 부석의 6쪽마늘 빼곤 특색 있는 농작물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것도 소규모가 대부분이다. 과학을 접목한 지역에 알맞은 스마트 영농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지역 농업기술센터 중심의 디지털 농업기술 활용 및 확대가 필요하다. 최근 발전하고 있는 스마트 농업 기술은 극한 기후 등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데 매우 유용하다고 한다. 실제로, 기상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작물 생육환경을 조절하거나 사전 위험경고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부는 이러한 기술을 농가에 적용할 수 있도록 보조금 확대와 기술 지원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역할이 더 많이 접목돼야 할 이유다.
극한 호우와 같은 기후재해는 앞으로 더 자주 심각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예부터 농사는 천하의 근본이라고 했다. 그래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한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지속가능한 농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농업은 단순히 생산량을 유지하는 것을 뛰어넘어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농민의 삶을 안정시키는 시스템으로 정착 돼 가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정부, 지자체와 농민, 농업전문기관 등 모든 주체가 협력을 강화해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길이 만들어져야 한다.
농업은 극한 호우, 자연현상 등 기후 위기 앞에 물가 안정 없이 가격 널뛰기 등으로 농촌 안정은 사라져 풍전등화 앞의 신세 같다. 그 피해를 몸으로 감당하는 꼴이다. 우리 사회, 특히 농가는 이를 대응 할 준비가 충분치 않다. 일정 부문 기계화 영농은 됐다고는 하지만 노령화가 심각하다. 그래서 젊은 세대들의 농촌 유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들을 유인할 대책 마련은 정부와 지자체, 지역사회의 몫이기도 하다.
농업은 우리의 식량, 나아가 먹거리를 책임지는 생명 생산기지이자 기후 위기 속 더욱 보호받아야 할 산업의 한 분야이다. 지금이야말로 농업정책의 대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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