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을 지향하는 병무행정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8-28 1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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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식 인천병무지청장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일러주는 속담일 것이다. 소통의 시간과 양이 많아질수록 상호 간 갈등은 줄어들 것이고, 이해도는 높아질 것이다. 비단 개인 사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세대 간, 기관 간, 더 나아가 국가 간에도 소통을 통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만큼 소통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병무청은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국민들에게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1970년 창설부터 1990년대 전반까지는 의무를 부과하는 병무청과 일방적으로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국민의 관계는 수직적이었으므로, 병무청 측면에서는 소통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이후 국민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병무청과의 관계 또한 수직적관계에서 수평적관계로 변화하면서 소통의 필요성이 점점 중요하게 되었다.


이에 군 복무기간이 헛된 시간이 되지 않고,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에 대한 존중과 예우를 바라는 국민의 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국민과 소통이 되고 있었다.


첫째,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에서는 병역의무자가 자신의 적성, 전공 등을 고려하여 군 복무하고 전역 후엔 병역과 진로를 연계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병역진로설계서비스를 신청하면 군특기를 연계한 직업선호도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토대로 병역진로상담을 받을 수 있다. 상담에서는 군특기, 기술훈련분야를 추천받고 입영시기 등 설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역 후엔 취업까지 연계할 수 있어 군복무를 하나의 경력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둘째, 인공지능 채팅로봇을 운영한다. 이름은 아라! 일정 시간만 문을 여는 기관과는 달리 ‘아라’는 24시간 365일 이용할 수 있다. 병역의무자나 가족 등 누구나 병무민원상담이 가능하고 51종의 민원신청도 가능하다. 그래서인지 ‘아라’에 대한 병역의무자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셋째, 병역명문가를 선정하여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 1대에서 3대까지의 직계비속 남성 모두가 현역복무를 마친 경우(3대째에 남성이 없고 여성이 군 의무복무기간을 마친 경우 포함) 선정될 수 있으며 다양한 우대시설에서 할인 및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명문가 중 사회적으로도 귀감이 될 만한 경우 표창 및 부상금을 지급한다. 처음 시행 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여러 경로를 통해 병역명문가에 대해 아는 국민이 많아져 적극적으로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우대시설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니 앞으로 혜택은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나라사랑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나라사랑가게란 동원훈련을 성실히 이수한 사람 또는 병역의무를 이행 중인 사람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병역이행자 우대사업에 동참하는 업체(기관)를 말한다. 음식점, 숙박업소, 카페, 병원 등의 크고 작은 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병역이행자에 대한 우대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늘어가는 것 같아 주관하고 있는 병무청으로서 기대가 크다. 6월 말 기준으로 전국 1,268개 업체가 동참하고 있다.


병무청은 병역과 관련하여 어느 기관보다도 국민과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는 기관인 만큼 ‘국민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분기마다 적극행정사례를 발굴하여 전파하고, 좋은 아이디어는 빠른 시일 내 병무행정에 적용시켜 국민이 느끼는 불편을 줄이려는 노력도 그 소통의 일환이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과 제도를 통해 국민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것, 그것이 국가기관이 앞으로 계속 추구해야 할 하나의 목표가 아닐까. ‘小통’이 아닌 ‘뜻이 통해 막힘없이 흐르는’, 국민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소통을 하려는 병무청의 행보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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