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사망 대학생 유해 송환 현지 부검·화장··· 장기 훼손 없어

문민호 기자 / mmh@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10-21 16: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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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당국 이례적 신속 협조

[시민일보 = 문민호 기자]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 납치돼 고문을 당한 후 살해된 20대 한국인 대학생 박모씨의 유해가 21일 국내로 송환됐다.

시신 부검 뒤 화장된 박씨 유해를 실은 대한항공 KE690편은 이날 오전 8시 4분께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지난 8월 8일 숨진 채 발견된 지 74일 만이다.

전날 현지 공동 부검에 참여한 장진욱 경찰청 과학수사운영계장은 박 씨의 유골함을 들고 오전 8시 44분께 입국장을 나섰다.

유골함은 미리 대기하던 안중만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장에게 전달됐으며, 안 대장은 고인의 유해를 유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모두 검은 정장과 넥타이, 흰 장갑 차림으로 유골함을 인계받으며 서로 고개를 숙여 조의를 표했다. 경찰 관계자들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유해 송환 절차를 지켜봤다.

유족은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경찰은 유족의 뜻에 따라 별도의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다.

유해 송환은 전날 현지 공동 부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이는 박씨 사건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에 대한 국내 여론을 촉발한 만큼 캄보디아 당국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유해 송환에 협조한 것으로 보인다.

부검은 전날 오전 프놈펜 중심가 센속 지역의 턱틀라 사원 내부에서 양측 당국자가 6명씩 참여한 가운데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부검을 마친 뒤에는 곧바로 화장이 이뤄졌고, 즉시 유해 송환이 결정됐다.

박씨는 지난 7월 17일 가족에게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캄보디아에 갔다가 현지 범죄 단지인 이른바 '웬치'에 감금돼 고문당했다.

이어 한 달도 안 된 8월 8일 깜폿주 보코산 일대 차량 안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이후 박씨 시신은 지난 8월부터 2개월 넘게 이 사원 내 안치실에 보관돼 있었다.

발견 당시 박씨의 시신에는 멍과 상처 등 고문 흔적이 발견 됐으나, 전날 공동 부검 결과 장기 훼손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향후 국내에서 조직검사와 약·독물 검사를 추가로 진행하고, 한국과 캄보디아 양국의 수사 결과를 종합해 사망 경위를 최종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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