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온 대표들과 열차를 함께 탔다. 앞좌석에 마주 앉은 림용철 민화협 부소장은 호감이 가는 인상이었다. 잠시 다정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금방 군사분계선을 지나고 온 국민들의 기대 속에 열차는 개성에 도착했다. 그곳 개성의 풍경은 파주와는 달랐다. 열차가 지날 때마다 철길 주위에서 환영의 두 손을 흔들어 주던 파주 시민들과는 달리 도로변에 서있는 개성 주민들의 표정은 무감각했다. 북한 주민들은 이번 열차 시범운행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을까? 아직도 궁금하다.
5·17 열차 시험운행이 남북관계에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쾌거이긴 하지만, 몇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남과 북이 열차의 시험운행에 합의한 것은 지금부터 17년 전인 1991년 9월의 일이다. 당시 남북한이 채택한 ‘기본합의서’ 제19조와 ‘교류협력 부속합의서’ 제3조에서 양측은 끊어진 철도를 연결하기로 약속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열차 시험운행을 하기로 약속했었지만 북한 측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작년에는 시험운행 날짜를 5월25일로 잡았지만 하루 전날 북측이 군부의 반대로 군사보장을 할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취소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번에 열차 시험운행에 합의하게 된 큰 동기는 남한의 경제지원에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가 철로 시험운행을 8000만 달러 상당의 경공업 원자재 제공사업과 사실상 연계했기 때문이다. 북한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 마음 속 한구석의 뿌리 깊은 대북 불신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은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해왔다. 만일 남한 국민과 실향민들의 통일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이용해서 정치적, 경제적 이득만을 챙기려 한다면 북한의 지도자들은 역사적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남북간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 남한의 이산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아픔을 달래기 위해서도 남북관계는 발전되어야 한다. 북한은 어떤 형태로든 변화해 갈 것이며 그것이 통일의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이번 열차 시험운행이 개성까지에 이어서 평양, 신의주, 백두산, 두만강 나아가 만주, 유럽까지 이어져 나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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