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납할 수 없는 거짓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5-30 19: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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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 홍준표 정형근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모두 ‘저격수’ 출신이다. 전략가인 윤여준 전 의원과는 다르다.

저격수들은 3선을 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정형근 의원은 햇볕정책 지지로 급선회했고 김문수의원은 도지사의 길을 선택했다.

그중 홍준표 의원의 변신이 가장 성공적이다. 정치마케팅에서 다른 저격수들과는 달랐다. 국적법개정안으로 부자들의 아들로 태어나지 못한 젊은이들의 설움을 달래주었다. 반값아파트(사실은 반쪽 아파트)를 이슈화하는데도 성공했다.

한나라당 경선에 뛰어든 그는 트레이드 마크가 된 정책의 확장선상에서 유권자를 겨냥했다. 국적법개정안으로 그를 새롭게 본 20~30대 젊은 남성들을 겨냥해 ‘군 가산점제’ 부활을 공약했다. 반값아파트 공약에 호기심을 가진 서민층을 향해 ‘1가구 1주택제’를 공약했다.

전선을 분명히 그은 것 같지만 전형적인 포퓰리즘의 성격도 함께 띠고 있다. 하지만 납득할만한, 동의할만한 포퓰리즘이다.

나머지는 이명박 전 시장과의 차별화다. 경부운하건설에 대해 경부고속도로 복층화로 맞섰다. 간명한 대비에 성공했다. 1위를 달리는 경쟁자의 급소를 노린 것이다.

이명박 전 시장이 내놓은 공약중에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세가지다. 경부운하건설, 747구상, 신혼부부 주택제공이다.

29일 한나라당 토론회에서 경부운하의 쟁점화에 성공했다고 자평할지 모르지만 이제 이명박 전 시장도 언론도 학계도 솔직해져야 한다. 일단 대선때까지 이 공약의 옳고 그름이 결정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막무가내로 주장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이명박 시장의 자료에서도 운하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식수원을 옮기든지, 다른 방식의 취수 방법을 준비해야 한다고 인정한다. 새롭게 보호구역에 편입될 주민들의 동의를 받고, 취수원 이전 공사를 5년 안에 끝낼 수 있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 결국 앞으로 5년 안에 경부운하 본공사는 착공도 할 수 없는데, 이명박 전 시장은 “5년안에 공사를 끝낼 수 있다”는 헛공약을 반복하고 있다. 환경 파괴, 경제적 효과 등은 이미 논쟁이 끝난 문제다.

신혼부부 주택 제공은 여전히 그 ‘비법’이 베일에 싸여 있다.

747구상은 발표되자마자 지난 3월14일 그 허구성을 내가 지적한 바 있다. 매년 7%씩 성장해도 10년후 경제규모는 세계 9위밖에 안된다. 그것도 다른 나라는 현재의 성장률에 멈춰있다는 가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명박 시장의 3대공약은 이처럼 모두 거짓말이다. 용납할 수 없는 거짓말이다. 이명박 전 시장은 경제 정책에 관한 한 ‘아무런 준비도 안된 후보’라는 것을 솔직하게 고백해야 한다.

거짓말을 또다른 거짓말로 덮으려는 사람이 감히 한 국가의 미래를 떠맡겠다고 나서는 모습이 바로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후진성을 증명한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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