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실 통폐합 조치 철회하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6-03 19: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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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용갑 의원 청와대 윤승용 홍보수석이 ‘청와대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본 의원이 노대통령의 기자실 통폐합과 송고실 폐쇄를 강력하게 비난한데 대해 자기들의 과거 정권 때 일은 잊어버리고 지금 언론 취재선진화 조치를 잘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할 자격이 있느냐며 역공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땡전뉴스’가 매일 나올 때 당신은 무엇을 했는지 캐묻고 싶다고도 했다. 물론 언론 탄압이라는 본질을 호도하고 비판자의 자격시비로 입을 막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정권은 달라도 대통령을 모시는 비서로서의 태도와 자세는 다를 수 없기 때문에 후배 비서관에게 진심으로 충고하고 싶다. 아무리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도 대통령이 되어 청와대에 들어갔을 때, 주변에서 대통령의 심기나 살피고 맹목적으로 충성을 다하는 참모들로만 둘러싸여 있다면 어쩔 수 없이 대통령이 독선과 독단, 아집과 오만에 빠져 국민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까지 노정권에서 자신의 직을 걸고 직언을 하면서 대통령의 잘못을 바로잡아준 참모가 있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대통령의 비위나 맞추고 눈치나 보고, 잘못돼도 그저 따르기만 하는 참모들만 있다면 그 대통령은 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노대통령은 자기가 만든 정당에서 조차 불신을 당해 탈당까지 한 처지에서 그것도 정권 말기에 느닷없이 언론을 탄압하여 굴복시키겠다는 오기를 발동하는데도 간신처럼 비유나 맞추어서 되겠는가. 목숨을 걸고라도 말리는 것이 진정한 충성일 것이다.

홍보수석이 김용갑 의원은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하기에 부끄러운 일이긴 하지만 바로 알려주고 싶다.

본인은 전두환 대통령 시절 민정수석을 하면서 사표를 몇 번이나 제출했고, 항상 사표를 지니고 다니면서 직언을 스스럼없이 하였다. ‘땡전뉴스’도 직언으로 고칠 수 있었고, 87년 그 어려웠던 6.29민주화선언을 건의하여 대통령 직선제는 물론 언론의 자유화를 이루어내도록 뒤에서 도왔다. 장관 시절에도 노태우 대통령에게 직언을 서슴없이 하였고 결국 대통령과 견해가 달라 장관자리를 미련 없이 박차고 나오기도 했다.

홍보수석이 20년 전 그때 그 시절과 비교하면서 우리가 가는 길은 옳고 당신들은 말할 자격이 없다고 한다면 정말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노 대통령의 언론 선진화 조치는 분명한 언론 탄압이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 분명 잘못된 것이고 반드시 철회해야 정국도 안정되고 국민도 편안해 질 것이다. 이제는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용기있는 참모가 필요하다.

대통령을 제대로 모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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