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도 그림의 떡인 쪽방거주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8-27 19: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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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희 수 (한나라당 국회의원) 지난 5월9일 정부는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에서 쪽방과 비닐하우스촌 거주 가구에 대해 원룸형 임대주택 6600호, 다가구매입과 전세임대 및 소형국민임대 각 1000호, 전세자금 지원 2000호 등 1만600호의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건설교통부는 쪽방과 비닐하우스촌 거주가구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1만600호의 공급 계획부터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급 계획 발표 후 건설교통부는 쪽방·비닐하우스촌 등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해소대책의 일환으로 주거여건 개선이 시급한 빈곤층의 실태조사를 벌였다.

표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쪽방 거주자의 88.1%는 정부에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공임대주택에 입주 기회가 있었던 거주자들조차 입주하지 않은 이유가 임대보증금과 월임대료를 납부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쪽방 거주자들이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기회의 유무에 상관없이 그들에게 공공임대주택의 입주는 그림의 떡이었을 것이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17만원의 월세를 납부하면서 9㎡(약 2.7평)의 매우 협소하고 열악한 공간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70% 이상이 무직이었으며 나머지도 대부분 건설일용직, 공공근로 사업/취로사업에 종사하는 등 이들이 현재 쪽방에서 다른 곳으로 이주한다는 것은 이들에게 그 희망조차 꿈꾸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쪽방 거주자의 임대주택 부담 가능한 임대료는 평균 보증금 263만원, 월세 11만원 정도로 나타났는데 이정도의 보증금으로는 쪽방촌 거주자가 정부가 공급하는 국민임대주택에 입주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수준이다.

실제 지난 5월 대한주택공사에서 신청접수를 받기 시작한 인천 논현지구의 최소평형(39㎡) 임대주택의 보증금과 월임대료가 1495만7000원에 16만9000원, 화성 동탄은 1400만원에 10만7000원으로 쪽방 거주자들이 부담할 수 있는 보증금과는 5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앞으로 정부는 쪽방·비닐하우스촌 등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소득분위와 미달유형 등에 따라 다양한 맞춤형 임대주택을 짓거나 주택개량 사업 확대 등을 통한 해소 방안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정확한 통계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현실성에 의문이 가는 1만 6백호의 공급계획부터 발표한 정부보다 공공임대주택의 보증금 분납제 등의 현실성 있는 방안부터 구체적으로 제안한 쪽방 거주자들의 정책에 더 신뢰가 가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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