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따로따로 행보 신호탄?

차재호 / / 기사승인 : 2009-11-23 20: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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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준수등 세멤버만 MAMA 참가… 데뷔 5년만에 해체위기 HOT, 젝스키스, SES, 핑클, god…. 유통기한 3~5년짜리 그룹들이다. 팬들에게 “우리는 영원할 것”이라며 하트를 날렸지만, 단명했다.

HOT 1996~2000, 젝스키스 1996~2000, SES 1997~2002, 핑클 1998~2003, god 1999~2004년으로 기록돼 있다.

아시아를 호령하는 그룹으로 성장한 동방신기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2004년 데뷔한 동방신기는 5년만에 해체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매니지먼트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갈등을 겪고 있는 시아준수·믹키유천·영웅재중은 21일 M넷 연말시상식 MAMA에 출연, 독자행보의 신호탄을 쐈다.

이처럼 그룹가수들이 오래가지 못하는 원인은 매니지먼트사에서 찾아야 한다.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더욱 심화된 현상이다. 아이들 그룹의 시초라 할 수 있는 HOT를 탄생시킨 SM은 HOT가 성공하면서 덩달아 덩치를 키웠다. 이를 지켜보던 매니지먼트사들은 일제히 HOT를 모델로 삼기에 이르렀다.

앞다퉈 그룹을 조직, 서둘러 데뷔시켰다. 젝스키스, 핑클, 클릭비 등이다. SM의 그룹들을 흉내낸 ‘영원한’ 2인자들이다. 매니지먼트사에게는 수익창출을 위한 일종의 ‘소모품’이었다.

매니지먼트사는 커버린 가수들을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다. 또 그들에게서 뽑아낼 것은 다 뽑아냈다. 다음 순서는 그룹 해체다. 가수들도 마찬가지다. 특정 멤버가 주목받으면 질투한다. 이어 불협화음을 낸다. 계약기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 뿔뿔이 흩어지는 이유다.

외국의 그룹들은 다르다. 미국 롤링스톤스 45년, 영국 U2 33년, 일본 잔올스타스밴드는 30년을 함께 했다. 여전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멤버 교체, 휴식기는 있었지만 그룹의 이름으로 긴 세월 팀워크를 과시하고 있다.

이들 해외 장수그룹은 음악 장르가 다양하다. 특정 음악을 즐기는 팬들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음악 생산자들에게 재생산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음악 소비자들에게도 일정부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찰나의 인기만 편식, 시청률을 확보하려는 방송사들도 가수그룹의 명을 재촉하고 있다. 몇몇 대형 매니지먼트사의 가수들만 출연시키다시피 하는 프로그램들이다. 시청자는 곧 식상하고 만다. 싫증을 내는 그들에게 새로운 얼굴을 보여줘여 한다. 동시에 기존의 스타그룹을 기다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해체다.

창대하게 시작해 반짝인기를 구가하다 미미하게 추억으로 넘어가는 한국의 그룹들이 앞으로도 속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그룹의 역사란 곧 요절의 역사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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