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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전 ‘펼쳐보는 서울’ 전시장 내부 |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매력 도시, 사람을 위한 건축(Radically More Human)’을 주제로 오는 11월 18일까지 열린송현 녹지광장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린다. 주요 전시 중 하나인 서울전 ‘펼쳐보는 서울’은 이러한 ‘사람의 시선’에서 출발한다. 멀리서 조망하는 도시가 아닌, 가까이서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감정의 도시로서 서울을 탐색한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지하 3층 갤러리 3에 들어서면 전시로 이어지는 휴식 공간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잠시 머물러 책장을 넘기거나 창밖을 바라보며 ‘서울이라는 감정’을 가볍게 들이마신 후 안쪽으로 들어서면, 서울의 미래를 담은 18개 프로젝트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펼쳐보는 서울’은 조감도 속에서 완성된 도시의 풍경을 내려놓고, 사람이 걷고 머무는 시점에서 감각적으로 체험하는 서울의 미래를 그린다. 관람객은 유동적인 동선을 따라 펼쳐진 입면 이미지를 마주하며 건축과 사람의 관계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전시는 서울의 주요 건축물과 도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서울의 얼굴을 직관적으로 제시한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서로 다른 장면이 겹쳐지고, 정해진 시간에 천이 드리워지며 형성되는 이미지 월은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순간마다 색다른 공간의 매력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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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전 ‘펼쳐보는 서울’ 전시장 내부 |
이번 전시는 서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미래까지 아우르며 도시를 ‘정보의 집합체’가 아닌 ‘감각의 체험’으로 풀어낸다. 특히 서울의 건축이 만들어내는 도시의 리듬과 감정을 시각화한다.
곡선적 형태와 유려한 파사드로 압구정 중심을 상징하는 ‘한화 갤러리아’는 건축이 도시 풍경의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며, 빛과 구조의 흐름으로 교통의 역동성을 표현한 ‘라이트워크 – 서울 강남복합환승센터’는 도시가 가진 속도와 에너지를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접근으로 ‘서울의 움직임’과 ‘사람의 감정’이 교차하는 지점을 그려낸다.
‘성수동 K프로젝트’는 서울의 산업적 과거와 창의적 현재가 공존하는 장소성을 포착한다. 낡은 공장과 창고의 질감이 새롭게 숨 쉬는 풍경 속에서, 도시 재생이 단순한 개발이 아니라 삶의 방식과 지역의 기억을 확장하는 과정임을 제안한다. 이 작품은 변화를 통해 진화해 온 서울의 시간을 상징하며, ‘완성되지 않은 도시’로서의 서울을 사유하게 만든다.
‘공생 – 공중정원’은 기술과 자연의 조화를 통해 도시가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실내 한가운데 떠 있는 듯한 ‘공중의 정원’은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생태적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마지막으로 ‘보이는 수장고’는 평소 닫혀 있던 문화 보관 공간을 빛과 천 위의 이미지로 펼쳐내며, 보관의 장소가 도시의 기억과 시민의 경험이 만나는 감각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작품들은 제각기 다른 주제를 다루지만, 결국 한 방향을 가리킨다. 도시의 변화를 ‘조망’이 아닌 ‘감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다.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서울전은 위의 대표작을 포함한 총 18개의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가 품은 다층적 정서와 가능성을 보여준다. 각기 다른 시선과 언어로 완성된 작품들은 도시의 리듬, 기억, 자연, 기술, 재생 등 서로 다른 주제를 공유하면서도 모두 ‘사람의 눈높이에서 도시를 다시 바라보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전시는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도슨트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린송현 녹지광장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진행되며, 한국어 투어와 영어 투어가 각각 마련돼 있다. 서울특별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사전 신청하거나, 현장 접수를 통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20명 이상 단체 관람의 경우 사전 예약을 통해 맞춤형 해설 투어도 가능하다.
서울전 ‘펼쳐보는 서울’은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일환으로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지하 3층에서 11월 18일까지 열린다. 모든 전시는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는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제전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휴머나이즈 월(Humanise Wall)’, ‘일상의 벽(Walls of Public Life)’ 두 개의 전시로 구성된 주제전은 서울의 현재와 미래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하며, 도시와 사람의 관계를 탐구한다. 함께 둘러본다면 서울비엔날레가 제안하는 ‘매력 도시, 사람을 위한 건축’의 의미를 보다 폭넓게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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