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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겸 전 한국외대 철학과 겸임교수
청소년(靑少年) 단순한 미래 세대를 넘어, 국가의 발전과 사회 변화를 이끌어갈 핵심 주체이다. 9세 이상 24세 이하의 모든 개인을 포괄하는 청소년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급격한 성장을 거치는 시기에 놓여 있다. 이들은 미래 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서, 다양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전국 지자체에 미래 국가 성장동력원이 되는 다수의 청소년 관련 단체 및 재단이 설립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비행, 학교 폭력, 인터넷 중독 등 청소년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게 되었다. 더 중요한 것은 청소년을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따라서 지역별 청소년 특성과 문제점을 고려하여 맞춤형 지원 체계 구축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지금 지자체에서는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평생학습원과 청소년 재단을 통합하는 움직임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를 조금은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그 이유는 평생학습원과 청소년 재단의 목적 사업이 다르기 때문이다.
평생학습원은 성인의 평생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 구성원의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다. 주로 직업 교육, 문화 강좌, 자기 계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반면에 청소년 재단은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 발달을 지원하고,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로 진로 상담, 문화 체험, 청소년 활동 지원 등을 제공한다. 따라서 서로의 기능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조직을 통합시켜서 예산을 합리적으로 재편성한다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
평생학습원과 청소년 재단의 통합은 단순히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청소년과 성인의 학습 및 성장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는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고려해야 한다.
청소년과 성인은 학습 목표와 필요가 다르기 때문에, 통합 시 이러한 차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청소년과 성인 학습기관 통합 시 발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문제점 및 사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문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다양한 학습 요구 충족의 한계를 지니게 된다. 청소년은 진로 탐색, 학습 습관 형성 등 성장 발달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을 필요로 하는 반면, 성인은 직무능력 향상, 자기계발 등 실용적인 학습을 요구한다. 한 기관에서 이러한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한 교육 방식의 차이가 존재한다. 청소년은 주로 체험 활동, 협동 학습 등 참여형 교육을 선호하는 반면, 성인은 강의 중심의 학습이나 온라인 교육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학습 방식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통합은 학습 효과를 저하시킬 수 있다.
둘째, 예산 배분 및 인력 배치 갈등이 첨예하게 존재하게 된다.
자원 배분의 불균형: 통합된 기관에서 어느 한쪽에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이 배분될 경우,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갈등이 발생하는 등 자원 배분의 불균형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청소년 프로그램은 성인 프로그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와더불어 인력 충원의 어려움을 겪게된다. 양쪽의 전문성을 모두 갖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청소년 프로그램의 경우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셋째, 시설 및 프로그램 운영의 어려움이 존재하게 된다.
청소년과 성인이 함께 사용하는 시설의 경우, 각각의 특성에 맞는 시설 환경을 조성하기 어렵고, 시간대별로 시설을 분리 운영해야 하는 등 시설 활용의 비효율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청소년과 성인의 학습 시간과 프로그램 운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통합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어려울 수 있다.
넷째, 행정 업무의 복잡성이 증가된다.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는 행정 업무의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 더욱이 법규 및 규정을 준수하는데 어려움이 존재한다. 청소년과 성인에 대한 법규 및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모두 준수하면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예를들면 청소년 문화센터와 평생학습관을 통합한 결과, 청소년 프로그램의 예산이 축소되고, 청소년 전문 인력이 부족해져 프로그램의 질이 저하되었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통합된 기관에서 청소년 프로그램과 성인 프로그램이 동시에 운영되면서, 시설 이용 시간대가 겹쳐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해결 방안을 간단히 살펴보면 우선은 단계적 통합을 하는 것이다. 모든 기능을 한꺼번에 통합하기보다는, 특정 분야부터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통합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다음으로 통합된 기관에서 각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를 양성하고, 외부 전문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한다. 그리고 청소년과 성인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
청소년과 성인 학습기관의 통합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통합을 추진할 때는 충분한 사전 준비와 함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청소년은 대한민국의 미래이므로, 청소년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 구축은 매우 중요하다. 평생학습원과 청소년 재단의 통합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장단점을 면밀히 검토하고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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