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자 이희주 ‘어중간[於中間]’ 전시, 광주문화재단 지원으로 개최

김민혜 기자 / issu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10-29 08: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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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다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오래된 말처럼, 명확하지 않음 속에서도 살아남는 사람들이 있다. 

 

그 ‘어중간한 자리’를 탐구하는 전시 ‘어중간[於中間] – 모든 어중간한 사람들을 위한 로그’가 오는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광남생활문화센터 로비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광주시문화재단 ‘2025 지역문화기획자 양성사업’에 선정된 프로젝트로, 참여자이자 기획자인 문화기획자 이희주(스튜디오 열망 대표·아티스트)가 직접 기획과 연출을 맡았다.

전시는 일상 언어인 ‘어중간하다’가 단순히 우유부단한 상태가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소속되지 못한 개인의 생존 감각임을 연구의 언어로 시각화한 것이다. 관람객은 QR코드를 통해 자신의 ‘어중간했던 순간’을 익명으로 남길 수 있으며, 그 문장들이 전시장 스크린에 흰 글씨로 떠올라 사라지는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이희주는 “한국 사회에서 ‘어중간함’은 종종 비겁함으로 오해받지만, 사실은 관계와 권력의 틈바구니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생존의 언어”라며 “이번 전시는 실패가 아닌 균형의 감각으로서 ‘어중간함’을 다시 바라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개인의 감정 로그를 수집해 사회적 언어로 번역한 점에서 광주문화재단으로부터 “기록을 예술로 확장한 독창적 시도”라는 호평을 받았다. 발표 당시 관계자들은 “이런 형태로 감정을 수집하고 시각화한 사례는 드물다”며 극찬을 보냈다.

 

▲ <문화기획자 이희주. 스튜디오 열망 제공>
이희주는 “사람들의 감정이 하나의 데이터로 모이고, 그 데이터가 또 다른 감정의 파동을 만드는 과정을 전시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감정의 기록을 중심으로 한 전시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희주는 영화의 미술감독이자 그림작가, 그리고 문화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림·문장·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감정의 기록’과 ‘서사의 흐름’을 다루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그의 창작 기반이자 운영 스튜디오인 스튜디오 열망(Yeolmang Studio)은 여성향 IP와 서사 중심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창작 스튜디오다.

이희주는 “여성이 주체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영상, 전시, 문학, 디자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의 감정을 시각화해온 이희주는 ‘이야기와 감정은 결국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으로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이번 전시 ‘어중간[於中間]’은 그가 꾸준히 다뤄온 주제인 ‘감정의 균형’을 공동의 언어로 확장시킨 첫 전시형 기획이다.

‘어중간 [於中間]’은 사회학적 연구와 예술적 감각이 만나는 지점에서 ‘중간의 자리’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한다. 기획자는 앞으로도 감정과 서사를 매개로 한 문화 프로젝트를 통해 ‘어중간한 사람들’의 언어와 세계를 기록해 나갈 계획이다.

전시는 2025년 10월 30일(목)부터 11월 1일(토)까지 열리며, 운영 시간은 목·금요일 오후 1시부터 6시, 토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장소는 광남생활문화센터 로비이며, 주최는 광주시문화재단, 기획·연출은 문화기획자 이희주(스튜디오 열망 대표·아티스트)가 맡았다. 관람객은 QR코드를 통해 익명으로 자신의 감정을 기록하며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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