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섭 마포구청장은 시민일보와의 대담에서 향후 구정운영 방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신 구청장은 구정의 투명성 확보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주민예산참여제도, 주민정책제안, 모니터링 등 주민참여제도를 적극 활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신 구청장은 공무원 조직에 대해서도 상당한 부분을 이미 파악하고 있는 듯 신임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자신의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신 구청장은 “승진·인사 문제는 공무원 조직에 있어 가장 민감한 부분”이라며 “저마다의 노력이나 성과를 제대로 반영한 인사 기준과 공정한 시행이 조직의 사기를 높이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직에 대한 인센티브제도 도입과 관련해서도 “인센티브제도의 도입도 중요하긴 하나 이는 실질적으로 쉬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 이유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이에 대해 신 구청장은 “예를 들어 경제부 기자들에게 특종을 몇 건 내느냐에 따라 인센티브를 적용한다고 치자. 재경부에 출입하는 기자와 상공회에 출입하는 기자의 경우 이들 중 재경부에 출입하는 기자는 분명 상공회의소 출입기자에 비해 특종을 많이 낼 수 있다. 이럴 경우 특종 건수로 인센티브 평가를 한다면 이는 결코 객관적인 평가가 될 수 없다. 공무원의 경우도 부서, 보직에 따라 다른 차이가 있으므로 이를 감안해 인센티브제도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 구청장은 그러나 직제개편 등을 통해 효율의 극대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행정업무는 서류에 급급한 탁상행정에 그치는 수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현장경영 위주의 행정으로 주민들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반영하는 행정 집행이 될 수 있도록 꾀하겠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사회복지과의 경우 사회복지사의 수가 적다보니 직접 주민을 방문해 실태를 조사하고 이뤄지는 지원이 아니라 서류를 통해 서면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지원이 이뤄지는 점도 현실을 외면한 지원이 되고 마는 문제점이 있다는 것.
그러다보니 호적상에는 부양가족이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더라도 지원에서 제외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신 구청장의 지적이다.
그는 따라서 “동사무소 및 지역내 복지단체를 적극 활용해 인력을 충족, 직접 방문을 통해 실태를 조사하고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장위주의 경영을 하겠다”면서 “그러나 인력충족을 위해 공무원 수를 늘릴 생각은 없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그는 또 “구청업무는 동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미시적인 행정”이라며 “24개동을 최대한 많이 다니며 현장을 중요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구청장의 하루 일과가 많다고 해서 모든 것이 의욕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며 행사 위주의 구청장 업무 형태를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 구청장은 이를 위해 불필요한 행사를 과감히 줄이고 웬만한 행사는 구청장보다 부구청장이 대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대신 구청장은 행사장에서 보다 더 실리를 구축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내실을 다지는 쪽이 구민을 위해 더 유익하다는 것이 신 구청장의 견해다.
그는 공무원노조와의 관계에 대해 “공무원노조가 운영된다는 것은 행정을 이끌어 나가는데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 구청장은 “공무원노조가 법의 테두리내에서 행동을 할 때 서로 윈-윈하는 전략으로 돕고 함께 해 그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나 위법한 행위를 할 경우에는 법적인 절차를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향후 마포구정 운영방향에 대해 “경제활성화와 교육여건개선, 사회복지 향상 등을 우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구청장은 특히 교육여건 개선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학교에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 구청장은 현실적으로 제한돼 있는 실정을 감안, 시범학교를 선정해 운영하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다만 그 혜택이 시범학교에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학교에서도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학교끼리 연계하는 개방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한 초등학교 과학실험실을 개선해 시범적으로 운영한다고 할 경우 주변 학교에서도 실험을 위해서는 이 학교를 방문해 실험실을 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또 지역양극화 해소방안에 대해 “교육, 복지지원을 강화하고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지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저소득 자녀에게는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영어마을의 경우 현재 민간 위주의 운영이 되다보니 상업적으로 운영, 결국 비싼 가격 탓에 또다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관내에 이런 영어마을을 짓는다는 것은 그 비용면에서도 상당히 부담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관내 외국인을 이용해 자원봉사 인력을 충족해 영어, 중국어 등 무료로 다양한 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신 구청장의 판단이다.
그는 “예를 들어 연남동, 연희동에는 화교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들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차이나타운을 형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 특목고도 영어위주가 아니라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를 전문으로 하는 학교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구청장은 스스로를 ‘짠돌이’이라고 평가했다.
어린 시절은 매우 부유했으나 중고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움을 겪었고, 그러다보니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리고자 하는 것이 그의 신조가 됐다는 것.
과연 그의 ‘짠돌이’ 기질이 마포구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리=서정화 기자hwa@siminilbo.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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