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구 양천구청장은 시민일보와의 대담에서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천구 특성상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지역적 여건 때문에 균형발전을 통해 양천을 하나로 묶어 지역 통합을 이루는 일이 시급하다는 것이 이 구청장의 판단이다.
이 구청장은 “양천구는 2개로 나누어진 도시다. 기반시설이 잘돼 있는 목동 중심축은 교육적으로나 환경적으로도 잘 짜여있는 반면 신월동과 신정동에 이르는 기존 주택지역은 판이하게 다른 환경이다. 그러다보니 생활문화와 정서까지도 다르게 형성되는 등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 지역을 균형적으로 발전시켜 양천을 하나로 묶는 전략과 정책이 필요하다”며 “그러자면 먼저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는 일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구정목표를 ‘화합’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고 밝혔다.
그가 신월동에 영어마을을 유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동서 균형발전 전략의 일환이다.
이 구청장은 “신월동은 강서구, 구로구 및 남부순환로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4만2000여평에 달하는 부지도 확보돼 있다”며 “영어마을을 유치하기에 더 없이 좋은 여건”임을 강조했다.
또한 이 구청장은 ‘2차 뉴타운’에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신정3동과 신월6동 등 낙후된 지역은 뉴타운지구 지정을 받아 연내착공을 목표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이 구청장의 생각이다.
그는 “신월1, 3, 5동 쪽에 2차 뉴타운지구를 지정 받는 것이 큰 관심사”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경전철 유치에도 남다른 관심사를 갖고 있다.
이 구청장은 “서울의 5개 자치구가 경전철 유치를 신청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경전철 유치는 물론 민자사업으로 민자가 51%, 국비와 시비가 49% 참여하는 것인데 용역결과 사업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간용역 결과 1일 13만명 수용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물론 서울시는 약 11만명이 이용할 것이란 분석이어서 양자간 차이는 있으나, 11만명이 이용한다고 해도 상당히 높은 수치다. 사업 타당성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5개 구 가운데 양천구가 적어도 2~3위권내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위원장 출신의 이 구청장은 환경문제에도 남다른 안목을 지니고 있다.
당시 그는 시의회 환경수자위원장으로서 서울 가꾸기에 앞장을 섰고, 그 결과 서울 숲조성, 학교 공원화 사업 등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양천구의 캐치프레이즈를 ‘함께 가요. 함께해요. 푸른양천’으로 방향을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 구청장은 ‘시의원 출신’이라는 데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5.31 지방선거는 물론 과거 지방선거 때마다 구청장 선거에 나가려는 뜻을 품은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의원이 많았는데 그동안 공천과정에서 배제되곤 했었다”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구청장 공천을 받은 1호가 됐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이 구청장이 시의원 공천 실험의 ‘샘플’이 된 셈이다. 그는 자신이 후배 시의원들 진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물꼬’ 역할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사실 시의원으로서 구청장 공천을 받는 것은 생각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번만 해도 서울시의원들 가운데 무려 9명이 공천신청을 했으나, 이 구청장 한 사람만 공천을 받았을 뿐이다. 이 구청장의 ‘유일한 생존’에 대해 세간에서는 그가 가지고 있는 제일 큰 덕목인 ‘성실성’이 주효했을 거라고 추측한다.
그가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상대로부터 깊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점도 그가 가지고 있는 여러 덕목 중 하나다.
그는 특히 공직사회의 효율적 운영방안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구청장은 “아무리 좋은 정책도 공직사회와 교감이 안 되고,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 추진단계에서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공직사회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사문제가 중요하다는 게 이 구청장의 지론이다.
그는 “누가 봐도 열심히 일한 공무원이 대접받고 인정받는, 그래서 공무원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단체장이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어려운 부서에서 고생하는 공무원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구청장은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근무를 하시는 분들이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구청장의 역할”이라며 “학연이나 지연 등에 얽매인 인사는 곤란하다. 공직사회가 우선 맑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즉 지연과 학연으로부터 자유로운 공정한 인사를 통해 적재적소에 능력 있는 직원을 배치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분위기를 조성하고 기피부서 근무직원과 대민봉사 실적을 기준으로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것.
구체적으로 그는 “8월 중 인사가 있는데 양천구는 최소한의 방향으로 하겠다”며 “공무원 인사와 관련해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각 부서가 원활하게 일을 하고 내가 희망하는 부서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구청장은 공무원노조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 “공무원노조분들의 애로사항 등을 듣고 적극적인 대화로 매듭을 풀어나가겠다는데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구청장은 ‘발로 뛰는 구청장’이 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그는 “가능하면 현장위주의 구정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조직사회에서 모든 것에는 체계적인 절차가 필요하겠지만 모든 민원의 시발은 최초의 발생 단계에서 대부분 판가름 난다”며 “현장의 소리가 행정과 판단의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골이 깊어지기 전에 소수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정리= 강선화 기자
sun@siminilbo.co.kr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