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뜸 자신을 ‘51점짜리’라고 밝히는 노재동 서울 은평구청장은 그러나 자신의 말과는 달리 매사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노 구청장을 두고 주위에서 강경하다는 평이 나오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노 구청장은 “주위에서 강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소신껏 얘기하고 일하다 보니 그런 말을 듣는 것 같다”며 “업무에 대한 평가는 성과로 증명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평소 ‘하루를 해도 구청장답게’라는 신조를 지키며 살고 있다는 노 구청장은 자신의 강경 이미지에 대해 “한번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혐오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기피하는 주민을 혼낸 적이 있다”며 “정확하게 판단해서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얘기하는 성격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 구청장은 “좋은 시선으로 보면 좋게 보이고,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면 좋지 않게 보이는 것”이라며 불광천 ‘라바댐’ 설치 및 정비공사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당시 라바댐을 두고 친환경이 아니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물을 정화하는 기능이 있고, 물고기 서식 공간이 조성됐다는 측면에서 친환경 공간에 걸맞으며, 목화·고구마 등 도심 속에서는 볼 수 없는 향토식물을 심어 나이든 사람에게는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는 자연학습장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볼 때에 그는 ‘51점’이지만, 좋은 시선으로 볼 때에 그는 ‘100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그를 오래 지켜본 구민들 중에는 노 구청장의 진심을 알아주는(?) 구민도 상당수에 달한다.
노 구청장은 향후 구정 운영 방향과 사업계획을 설명하면서 ‘꿈을 실현하는 희망찬 도시’라는 거창한 구호를 내세웠다.
‘민선4기’ 출범과 동시에 노 구청장이 의욕을 가지고 추진하는 사업들도 상당히 스케일이 크다.
그는 “은평 뉴타운은 세계에 자랑할 만한 자연친화적인 생태전원도시로 계획된 기간내 완공되도록 SH공사와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며 “이와 함께 26만5000평의 수색·증산 뉴타운 사업은 상암 DMC와 연계되고 불광천과 반홍산의 자연경관과 어울리는 주거중심의 전원도시로 건설해 은평뉴타운과 함께 우리 구 발전 전략지로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63개 구역의 재개발, 재건축 사업은 주변 자연경관과 주민 편의성을 고려, 개발함으로써 주거환경과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획기적으로 변모돼 선진도시의 면모를 드러내게 될 것이라는 게 노 구청장의 판단이다.
아울러 그는 국립보건원 부지는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시설을 유치하고 통일로 전면부에 테마공원을 조성해 구민의 여가생활 공간과 휴식의 장이 되도록 하는 동시에, 재개발·재건축 사업과 뉴타운사업을 시행하면서 불광동길과 백련산길, 와산길을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갈현동길과 불광동길을 잇는 연신초등학교에서 한국웨딩문화원간 780m의 순환 연결도로를 개설해 연신내 주변의 교통 혼잡을 해소하고 불광3동 관내 통학로와 차량 진입로를 확보하여 골목길 교통난을 풀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갈현동길은 재개발사업 구간 일부는 확장을 하고 나머지 구간은 교통체계를 개선하여 갈현동과 구산동, 역촌동 지역의 교통 혼잡을 개선하려는 것.
노 구청장은 ‘자연과 어우러진 푸른 도시’계획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계획이 많다.
그는 “은평은 북한산과 앵봉산, 백련산이 있고 도시 가운데로 불광천이 흐르는 아름다운 도시지만 개발과 성장이 우선시 될 당시 환경을 고려하지 않아 인간중심의 도시기능을 갖지 못하게 됐다”며 “이제 조그만 공터라도 있으면 한 그루의 나무라도 더 심어 도시를 쾌적하고 아름답게 가꾸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개발로 파괴되었던 곳은 복원하고 주민 생활이 불편한 곳은 정비해 생명이 살아 숨쉬는 푸른 은평으로 가꾸겠다는 것.
그는 또 “은평뉴타운으로 이전하는 은평소방서 부지 600여평은 녹번역을 이용하는 구민들의 휴식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만남의 공원으로 조성하고, 연접해 있는 은평초등학교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깔고, 자연학습장도 조성하여 만남의 공원과 어우러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역촌오거리에는 중앙 테마공원을 조성해 녹번천과 연계되도록 하고, 걷고 싶은 거리와 어울리는 수변공간도 조성하여 젊음과 낭만이 있는 거리로 만들 계획”이라며 “또한 은평뉴타운과 불광3동에 접해 있는 갈현근린공원은 구민체육센터와 축구장을 연계한 레포츠 공원으로 조성하여 운동을 즐기며 체력을 단련할 수 있게 하고, 서오릉 도시자연공원내 탑골공원을 조성하여 주민의 휴식공간과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노 구청장은 “불광천과 녹번천이 복원돼 도시가 살아날 수 있도록 전략적이고 세밀한 계획으로 서울시와 협의를 강화하고, 하루 1만톤 정도의 물이 흐르고 있는 불광천에 2만톤의 물을 더 흐르게 하여 생태하천의 면모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 구청장은 ‘문화·교육도시’의 계획에 대해 “은평뉴타운내에 자립형 사립고와 같은 우수고교를 유치해 우리 지역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배출될 수 있게 하고, 방학기간 중에는 우리 구 자매도시와 청소년 국제교류를 통해 세계문화를 체험하게 하여 세계인으로 당당하게 커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이와 함께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학교부지를 확충하고, 어린이 집과 유치원, 학교 교육환경 개선 보조금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증산동과, 응암동, 구산동에 권역별로 작은 도서관을 건립해 지역주민의 지식정보 욕구 충족을 위한 다양한 문화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스포츠 인구의 증가에 대비해 은평뉴타운내에 배드민턴과 테니스, 족구 등을 할 수 있는 실내체육관을 건립해 구민의 건강과 체력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게 노 구청장의 계획이다.
한편 노재동 구청장은 최근 서울구청장협의회장으로 선출됐다.
이에 대해 그는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자치구민이 서울시민이기도 하다”며 “지역 주민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 자치구와 서울시 간 여러가지 현안문제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개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25개 자치구 재정불균형 해소가 중요한 문제”라며 “이를 위해 공동세 조성 입법화가 필요하고, 국회를 로비해서라도 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제1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의 ‘세목교환’ 논의에 대해서는 “담배세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며 “서울시와 협의, 각 자치구 50%씩 공동출연하는 방안(김충환 의원 발의)으로 각 자치구의 재정확충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서울시와 자치구간 공무원 인사를 원활하게 교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공무원 근무의욕 고취, 자질향상, 동기부여 등으로 공조직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각 자치구가 구행정을 수행하는데 있어 걸림돌이 되는 서울시 조례의 경우 적극적인 조례 개정 노력으로 이를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리=우미선 기자 woo@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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