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이노근 구청장 민선4기 3주년 인터뷰

차재호 / / 기사승인 : 2009-07-12 09:33:2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민선4기 지방자치 출범 3주년을 맞아 그동안 여권발급기관 확대와 복지분담비, 공동세, 조정교부금, 시세징수교부금 등 각종 불합리한 제도나 법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 관철시고 강남북균형발전을 주장하며, 중앙부처와 서울시에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요구해 ‘강북투사’라는 별명을 얻은 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

<시민일보>는 지난 3년을 숨 가쁘게 달려온 이노근 구청장을 만나 그동안의 사업 성과와 남은 1년간 중점적으로 추진될 사업 방침을 들어봤다

▲62만 거대 노원의 행정수장으로서 그동안 민선4기 3년을 누구보다도 바쁘게 보낸 분으로 평가된다. 그동안의 소회는?

잘 아시다시피 노원구는 재정자립도나 상업지역 면적 등 자립기반이 열악하다. 자족도시로서의 기능보다는 주거개념의 계획도시다.

그런 노원구가 지난 3년 전보다 지역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고 위상이 크게 향상됐다고 본다.

서울 강북지역의 중심도시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 받았다.

구정의 모든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가 있었다.

사실 정신없이 달려왔다. 무엇보다도 중앙정부나 광역자치단체에서 해결하기조차 힘든 사회구조적 모순을 해결하는 데 노력해 왔다.

오히려 이러한 시민들의 불편은 지자체가 더 잘 알기 때문에 가능했다.

▲구체적으로 사회 구조적 모순을 해결한 것이 무엇이며, 가장 보람 있었던 기억은?

첫 번째는 여권발급기관 확대로 취임 첫날 현관에서 여권발급을 위해 아침 일찍 줄지어 선 사람들을 보고 동영상에 담아 문제를 제기했다.

꿈적 않던 외교통상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서울 전 자치구로 여권발급기관을 확대 조치해 여권대란을 잠재웠다.

두 번째는 소위 매칭제도에 의한 획일적 복지분담비 문제로 어려운 사람들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잘사는 지자체나 그렇지 않는 곳이나 분담비율이 똑 같아 노원구 같은 경우 예산 편성조차 하기 힘들었다.

결국 이 문제는 공청회 등을 통해 구조적 문제 제기와 대안을 제시해 성공을 거뒀다.

당시 보건복지부, 행자부, 기획예산처 등 여러 부처가 관련돼 있어 복잡했지만 해결돼, 전국적으로 파급 효과를 가져왔다.

세 번째는 서울의 강남북 불균형 해소를 위한 공동세 주도로 강북지역을 대표해 그 당위성을 펴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결국 관철시켰다.

이외에도 조정교부금, 시세징수교부금 제도를 비롯해 중앙정부의 불합리한 각종 법령을 개정토록 건의, 20여건을 개정 완료했거나 검토 중에 있다.

▲그동안 노원구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그러한 이미지는 말끔히 씻어버렸지 않나 생각된다. 어디에 역점을 두고 구정을 펼쳐 왔나?

이 지역은 그동안 소외돼 왔다. 지역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낙후된 지역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한마디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힘썼다.

먼저 지역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가를 파악했다.

강점은 더욱 높이고 약점은 더 다운시키는 전략이다.

지역의 숙원사업 해결을 위해 4대 철도사업을 전담할 정책사업기획단을 3년 전에 발족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바로 창동차량기지 이전 및 노선 연장 후 개발, 경전철 유치, 성북역 민자역사 및 역세권 개발, 경춘선 폐선부지 테마공원화 사업이다. 모두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노원구는 정부로부터 국제화교육특구로 지정될 정도로 교육경쟁력이 전국에서 최고다.

학교가 무려 102개나 있다. 교육종사자가 인구 3명중 1명이다.

특목고와 명문대 입시 합격률이 서울 25개구서 가장 높다.

전국에서 최초로 사교육 절감 종합대책을 세워 추진해 나가고 있으며, 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해 가고 있다.

이와 함께 주택 환경 도시 교통 분야 등 공공 및 민간부문의 개발을 통해 각종 인프라를 구축, 이 지역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켜 나가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얼마 전 서울시에서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창동차량기지 이전 및 성북역 역세권 개발이 궁금하다?

서울시의 동북권르네상스 프로젝트는 강남북 균형발전 차원에서 획기적 조치다. 십수년간 말로만 떠들던 대규모 숙원사업들이 서울시 차원에서 추진된다.

노원은 현재 지역 및 지구중심으로 홀대받고 있으나 이제 부도심으로서 위상이 달라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차량기지 및 면허시험장(24만6998㎡)과 창동 쪽을 합치면 대규모 가용 토지가 확보된다. 이곳은 CBD(Central Business District)지역, 즉 중심업무지구로 개발된다.

컨벤션센터, 종합전시장, 특급호텔, 공항터미널, 상업시설,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 등 강남의 코엑스 모델을 능가하는 시설이 배치된다.

우리의 목표는 동부간선도로 접합부분을 데크화하고 두 지역과 연계해 완전 공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또 중랑천 고수부지 전체를 수변공원화하고 도로망도 접근 가능토록 한 지하도시화를 주장한다.

단순한 지하도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강남 코엑스처럼 땅속에 상업 업무기능이 혼재된 도시 말이다.

구체적으로 뭐가 들어가느냐는 수익성, 공공성, 발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봐야 한다. 성북역 민자역사 건립 및 역세권 개발도 마찬가지다.

현재 코레일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

상업 문화 시설이 들어서는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과 인근 역세권을 개발, 새롭게 바꿔 나갈 것이다.

그러면 차량기지, 창동역, 성북역을 삼각벨트화 해 부도심으로 손색이 없다. 노원구의 판과 축을 바꿔 놓게 될 것이다. 그리되면 명실상부한 500만 서울 및 수도권 동북부 지역의 중심도시가 될 것이다.

▲얼마 전 강남북균형발전을 강조하며 주택 재건축 제도의 문제점 및 대책을 내놓았다. 이후 서울시의회에서 이 문제를 입법 발의했다. 일부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도 높은데?

현재 이 문제는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있어 적정선에서 원만히 타협될 것으로 본다.

서울시 의회가 제출한 방안에 대해 적극 지지한다.

현재 이 지역의 아파트를 보면 외견상 별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설비, 주차, 환경 등 노후 상태가 심각해 삶의 질이 말이 아니다.

그런데도 실상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멀쩡한 아파트를 다 허물자는 얘기냐고 주장한다. 이는 서울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이 갔다 온 사람을 이기는 꼴로 안타깝다.

내용적으로 보면 문제가 심각하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연한을 단축한다 해서 금방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이 아니고 안전진단, 조합구성, 주민동의, 사업자 선정 절차 등 정상 추진시에도 준비기간만 수년이 걸린다.

또 전세대란, 건축폐기물 등 문제를 지적하나 강남의 잠실 반포 도곡 5만세대 재건축 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기우에 불과하다.

특히 이 문제는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이젠 전향적으로 재건축 문제를 검토해야만 할 시점이다. 필요시 공개토론에 응할 용의가 있다.

▲이 구청장은 그간 강북지역을 대표해 목소리를 많이 내서인지 강북투사라는 별명까지 따라붙는다. 서울시나 중앙정부와의 관계설정은 어떻게 해 나가고 있나.

일을 하다보면 때로는 갈등도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외형적으로 보면 마찰이 있는 것 같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생산적 창조적 갈등이다.

지금까지 추진해온 것들을 모두 성사시켰다.

그동안 청와대, 중앙부처, 서울시, 자치구 등을 거치며 많은 경험과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놨다.

이러한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공론화 시키는 한편 대의명분을 갖고 설득력 있는 이론으로 건의, 설득하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현지의 사정은 누구보다도 해당 지자체가 잘 안다.

▲앞으로 노원구를 동북부 중심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나름대로의 청사진이 있다면?

앞으로 노원구는 인근 도봉 강북 성북 중랑구 등 서울 동북북와 경기 의정부 포천 남양주를 아우르는 500만 서울 및 수도권 동북부의 중심도시로 확고히 뿌리 내릴 것으로 확신한다.

이를 위해 도시의 틀을 바꾸는 작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재건축 재개발을 통한 도시의 새로운 스카이라인 형성이다.

그래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재건축 연한 20년 환원 문제가 희망적인 결론이 나야만 한다.

그렇게 되면 10년 안에 노원구 주택의 1/3이 프리미엄급 아파트로 바뀔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상업지역을 확충하고 특히 국립자연사박물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가 이 지역에 유치되기를 희망한다.

그 이유로 강남엔 예술의 전당, 도심에는 세종문화회관과 국립박물관 등이 있다. 강북지역에는 정부에서 해준 것이 없다.

그리되면 노원은 지난날의 부정적 이미지를 뒤로하고 서울의 중심 판과 축을 흔드는 결과를 가져와 강북지역의 맏형으로 당당히 리더가 됨은 물론 10년 내에 강남을 추월, 살기 좋은 도시 1위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 1위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광역시나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말은?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 화장실 하나 짓고 가로수 개량하며 디자인 하나 하는데도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시대 환경에 맞지 않는다.

광역은 광역 업무에 충실하고 기초자치단체는 기초업무에 충실해야 한다.

획일적으로 광역이나 중앙정부에서 틀어쥐고 가는 것은 변화하는 행정환경에 맞지 않다.

인력, 예산, 시간 비용 등 효율성을 기대하려면 과감히 기초자치단체에 이양할 것은 이양해야 한다. 부작용을 초래한다.

즉 경쟁력을 떨어트린다. 분권화 작업이 시급하다.

중앙정부는 광역에, 광역은 기초자치단체에 권한을 내려 보내 경쟁원리를 도입해야 한다.

이는 일반 행정뿐만 아니라 여타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육 환경 복지 문화 주택 등 모두 경쟁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제가 구청장 취임한지도 벌써 3년이 됐다. 처음 노원구에 왔을 때 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주민들로부터 많이 듣는다.

이것은 그동안 몰랐던 노원구의 가치를 재발견한 것이라 본다.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구 정책에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해주신 주민 여러분 덕분이라 본다.

강북지역의 브랜드가치를 향상을 가져온 강북지역의 맏형으로서 강남북 균형발전과 노원구 발전을 위해 더욱 열심히 뛸 것이다.

차재호 기자 run@siminilbo.co.kr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차재호 차재호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