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태원 동대문 구청장은 6일 시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는 동대문구민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공무원들에게는 치열한 프로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지난 6개월간 권한대행을 맡아 동대문구를 이끌어온 소감을 밝혔다.
방 구청장 권한대행은 연초부터 실시중인 직위공모제, 실적가점제, 다면평가제 등 합리적인 인사 정책과, 여성우대 정책의 일환으로 재택근무제, 다자녀공무원 우대정책 등을 실시해왔다.
또한 지역브랜드 공모, 선농단, 청룡문화제 등 동대문구 고유의 문화 컨텐츠 개발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복지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라고 직위공모제의 취지를 밝혔다.
직위공모제는 직원들이 일하기를 원하는 부서 또는 현장으로 재배치 해주기 위해 신청을 받는 제도로, “천편일률적인 기존 공무원 업무체계에선 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개인 적성과 업무의욕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곧 업무 효율로 이어지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방 구청장 권한대행은 말했다.
그는 “직위공모제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모두가 원하는 부서, 승진에 유리한 부서 등 선호부서로 몰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부서국장, 과장급 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 심사를 통해 배치했다”고 공모제의 공정성을 밝혔다.
그러나 직위공모제를 통해 기피부서로 이동된 직원들은 승진 문제에 대해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이에 관해 방 구청장 권한대행은 “경력이나 부서 평정을 믿고 승진을 기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실적가점제’를 도입했다”며 배치부서의 고유업무 실적을 따로 체크해 기존 평정(A~D등급)에 상관없이 승진이 가능한 ‘실적가점제’를 언급했다.
이어 그는 “실적가점제는 직위공모제와 연계 실시되는 것으로, 높은 평정을 받을 수 있는 특정부서로의 이동 선호나 업무실적을 등한시 하고 연공서열로 평가되는 기존 승진 방식을 실적과 능력위주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7월부터 실시해온 이 제도는 연 2회 평가시 개인부여 점수를 0.3에서 최대 1.0으로 대폭 조정해 기존의 기여도 몰아주기, 승진 범위 외 직원들의 관심도 저하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직원 평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면평가제’를 실적가점제와 병행 실시, 부서내 상호평가가 실시됨으로써 인간관계에 치우치기 쉬운 다면평가제의 단점을 최소화했다는 것.
“이번 실적가점제, 다면평가제의 병행 실시로 직원간 선의의 실적경쟁 및 평가가 이뤄짐으로써 기존의 잘못된 관행을 깬 것”이라며 “실적이 높다면 이전 승진시기와 상관없이 기회가 주어진다”고 새로운 인사관리 시스템에 자부심을 보였다.
그는 “능력있고 일 잘하는 사람은 청탁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구청장의 역할”이라며 “7월1일 인사 이후 청탁은 한 건도 없었으며, 청탁이 들어온 인사는 모두 배제시켰다”고 인사 관리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인사 시스템 변화와 함께 동대문구가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여성적 감성이 살아있는 문화 사업으로, 방 권한대행은 “현대는 가사에 매달리던 기존과 달리 여성이 스스로의 삶을 추구하는 시대”라며 “21세기는 여성적 감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여성문화정책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여성이 행복해야 도시도 행복하다’는 표제 아래 여성들의 높은 굽을 배려한 울퉁불퉁한 바닥 교체도 지시했다는 방 권한대행은 “문화, 예술, 보육 정책 등 여성의 감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는 너무도 많다”고 여성문화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방 권한대행은 “우리구는 지난 6월부터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여성 재택근무제를 실시해오고 있다”며 “육아로 인한 여성의 사회적 경력 단절과 경제적 고민을 해결하고, 9시출근, 6시 퇴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다각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동대문구에서 현재 실시중인 재택근무제는 1일8시간, 주 40시간을 근무하며 일일업무 추진상황을 온라인으로 보고하며, 봉급 전액과 육아휴직수당 등 각종 수당의 지급으로 경제적 부담도 최소화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 권한대행은 “내년부터 3자녀 이상인 여성공무원을 대상으로 승진우대 및 각종 복지혜택을 실시하는 다자녀 공무원 우대정책이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 극복을 위해 추진 중인 이 제도는 다자녀 및 6세이하 자녀를 둔 7급 이하 공무원들을 승진 및 재택근무 선발에 혜택을 주는 것이다.
또한 복지포인트 추가 부여, 셋째 이후 자녀 대학등록금 50%지원 및 임대아파트 입주 우선권 부여 등 다자녀 공무원들의 각종 편익이 배려된다.
방 권한대행은 “저출산 문제는 인구정책 차원의 접근이 아니라 보육, 취업, 창업 등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다자녀 공무원에 대한 적극적 지원으로 공직사회가 출산율 증진에 앞장서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3자녀 이상인 구 소속공무원을 대상으로 인사 및 복지 정책을 수립해 공직사회가 출산 장려 모범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이밖에도 장안동에 여성들의 감성을 살릴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인 ‘여성 플라자’건립을 통해 여성들의 감성커뮤니케이션 공간을 지역내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방 권한대행은 이러한 여성적 감성이 기반된 문화사업의 개발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현재 동대문구는 고유의 문화 컨텐츠라고 할 만한 것이 거의 없어 구민들의 자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지역문화 개발이 시급하다”며 “도시간 경쟁력은 문화의 다양성에 따라 결정되므로 약령시, 청룡문화제 등 동대문구가 가진 문화자본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내 문화유산인 선농단, 동방청룡단, 약령시장 등의 컨텐츠화 작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추진 중인 문화사업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방 권한대행은 “서울시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연계, 지난 10월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쳐 2011년 착공에 들어가는 중랑천 주변 장안동 지역에 연면적 3만6000㎡ 규모의 문화예술센터를 설립해 구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방 권한대행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선농단, 약령시, 청룡문화제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컨텐츠”라며 “현재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문화관광벨트 조성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꼭 거쳐가야 하는 세계적 관광코스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 동대문구는 국가제례를 가장 많이 행하던 동방청룡단을 모티브로 한 ‘청룡문화제’, 서울약령시 ‘한의약 문화축제’ 등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방 권한대행은 “조선시대 임금이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선농단에서 지냈던 제사에 착안, 선농대제를 문화컨텐츠로 개발했다”며 지속적 문화사업 개발에 의욕을 보였다.
이어 그는 “각종 문화축제 컨텐츠 외에도 동대문구 ‘상징 말’ 공모 및 구청내 상설 전시공간인 ‘동대문구청 갤러리’개관했다”며 “노래자랑대회인 ‘쌈지문화 콘서트’와 역사탐방 등의 프로그램 운영 등 구민 만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 권한대행은 “기존 문화역사 브랜드화의 일환으로, 세계 각국의 ‘용’문화를 초청해 세계전시축제를 여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앞으로의 문화사업 계획을 전했다.
동대문구는 또한 전국 최초의 녹색 성장팀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관해 방태원 구청장 권한대행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은 핵심 국정과제로, 동대문구는 생활 속 온실가스 줄이기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총 650명의 ‘동대문의제21’실천단 구성, 탄소절감 시범아파트 운영 등 에너지 지킴이 활동을 펼쳐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동대문구 체육관(답십리 2동 소재)에 태양광, 태양열 발전시설을 설치해 자연에너지의 생활에너지화를 추진하고, 일일 약 100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바이오가스 전력생산 시설 ‘환경자원센터’를 건립했다”고 사업성과를 설명했다.
향후 동대문구 발전과제에 대해 방태원 구청장 권한대행은 “가장 ‘동대문구’다운 것을 찾아 도시경쟁력의 원천으로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며 “문화자본을 최대한 확보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문화예술 경험에 따라 상상력과 창조력이 달라지고, 그 결과물이 도시의 품격을 높여준다”며 “좋은 도시에서 위대한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도 문화자본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방태원 구청장 권한대행은 도시공무원의 마인드에 대해“지금은 도시간 경쟁시대라고 볼 수 있어 누구보다 먼저 시작해야 하고, 가장 잘한다는 평가를 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미래 도시공무원의 자격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도시를 세일즈하고 환경을 개선시키는 디자이너라는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복 기자 asu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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