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2010년에는 인천지역 학생들의 학력을 올리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 전 교사들과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밝힌 권진수 인천시교육감 권한대행은 "시민들의 교육불만이 극에 달했음을 잘 알고 있다"며 "눈부신 성장에 비해 인천의 학력향상은 뒷걸음질치고 있는 현실을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권진수 교육감 권한대행과의 일문일답 내용 전문이다.
▲인천의 교육현실에 대해 교육담당자로서 자성의 목소리가 있는가.
물론 자성의 목소리는 있지만 실질적인 변화의 속도는 매우 더디다. 빠른 변화의 여지가 있으므로 실망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
교육역량 잠재력이 있지만 발휘되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 교육현실을 바꾸자는 논의가 있어도 빠르게 바뀌지 않고 있어 학부모들의 불만 목소리가 큰 것도 잘 알고 있다.
▲교육 현실이 이렇게 바뀌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교육계에서 변화와 혁신에 대해 오히려 저항하는 움직임도 있다. 현실에 안주하는 교육자의 안이한 태도도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심지어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은 전국 최하위 수준인데도 일선 교사 가운데 '수능성적은 떨어졌지만 대입지도는 잘했다'고 자화자찬하는 한심한 경우도 있었다. 반성과 개선의 의지도 없이 변명거리부터 찾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말하자면 중병에 걸려있는 환자를 치료해야 할 의사가 '중병에 걸렸지만 날씬해서 좋으시겠습니다'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이런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의 리더십이다. 인천 교육은 리더십 부재에 흔들리는 것이라고 본다. 새로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본도 중요한 요소지만 현재의 자본으로도 투자우선순위를 정하면 성과를 올릴 수 있다.
결국 예산은 항상 모자라는 것 아닌가. 유한한 예산을 중요도 순서로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일을 하는 것이 교육행정이다. 인천 교육계에는 분명히 잠재력이 크다. 유능한 교사도 많다. 다른 시도에 비해 교사의 질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교사의 질이 떨어지지 않는데 학생의 학력은 떨어진다, 무엇을 의미하나.
학습능력과 의지는 있지만 방향설정이 잘못돼 있다는 것이다. 그저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하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중요한 것은 방향설정이 잘돼 있는가 하는 점이다. 중간목표가 효과적으로 배열돼야 하고 최종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적 목표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교사는 평생 학습지도 전문가(teaching professional)로 머물 뿐이고 학습 경영 전문가(management professional)는 되지 못한다.
개별구성원이 열심히 해도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 교육과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지금까지 인천 교육 행정에서 아무도 그런 것에 눈을 돌리지 않았다.
▲인천의 영어교육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력제고는 인천 교육계의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다. 이 시대에 외국어 교육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인천의 교육지표를 지난해 8월 "슬기롭고 따뜻한 글로벌 인재육성"으로 바꾸었다. 인천에는 세계적인 공항이 있고, 송도국제도시가 있다. 글로벌화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고, 글로벌화가 가장 시급한 지역이기도 하다.
나는 우리 인천 교사의 능력을 믿는다. 교사의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학력을 높이는 기본이다. 그러므로 원어민 보조교사의 자질을 강화하고 능력을 검증할 것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보다 내국인 영어 교사 양성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본다. 내국인 영어교사의 능력과 자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문찬식 기자 mcs@siminlbo.co.kr
사진설명= 권진수 인천시교육감 권한대행이 학생들의 학력향상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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