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제9구단인 NC 다이노스가 고심 끝에 초대 사령탑으로 김경문(53) 전 두산 감독을 선임했다. NC는 김경문 감독과 3년간 총 14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2004년부터 두산을 맡은 김경문 감독은 2006년을 제외하고 매년 두산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명장'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대표팀이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땄을 때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것이 김경문 감독이었다.
그러나 NC는 화려한 경력보다 두산에서 '화수분 야구', '뚝심 야구'를 선보였던 점을 높이 샀다.
현재 사령탑에서 물러나 '야인'으로 생활 중인 감독 후보들 가운데 김성근(69) 전 SK 감독, 선동열(48) 전 삼성 감독 등 쟁쟁한 인물들이 많았지만 김경문 감독을 택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NC는 현재 선수단을 꾸리고 있다. 신인들이 대다수다.
NC는 지난 8월 중순 2012년 신인 우선지명권 2장으로 동국대 좌완 투수 노성호, 부산고 오른손 투수 이민호를 뽑았다.
지난 25일 신인지명회의에서 1라운드 9순위 지명권, 2라운드 1순위(전체 10순위) 지명권으로 박민우, 나성범을 뽑은 NC는 특별 지명으로 2라운드 후 5명을 선택하는 등 총 15명의 신인을 영입했다.
여기에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수들을 영입 중이다. NC는 9월5~7일 마산구장에서 32명을 대상으로 2차 트라이아웃을 실시한다.
이들만으로 선수단을 꾸린 NC는 기존 8개 구단과 기량차가 클 수밖에 없다. 내년 시즌 2군에서 경험을 쌓고 2013년에 1군에 진입할 NC가 당장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없다.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NC가 기존 8개구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이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일 필요가 있다. 엄청난 돈을 써 걸출한 자유계약선수(FA)를 잡는 것도 이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무엇보다 발굴한 유망주들의 기량을 조금이라도 빨리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김 감독은 유망주를 발굴해 키우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가 두산 사령탑일 때 종종 한 말 가운데 하나가 "(선수를) 또 하나 만들어 봐야지"였다.
김 감독이 두산 감독 시절 만들어낸 대표적이 작품이 김현수(23)와 이종욱(31)이다. 김 감독은 현대에서 방출된 이종욱과 신고선수였던 김현수의 재능을 발견하고 이를 이끌어내 국가대표 재목감으로 키워냈다.
'화수분 야구'의 밑바탕이 됐던 것은 김 감독의 '믿음'이다. 김 감독은 유망주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며 그가 자라갈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줬다.
물론 전제조건은 있다. 선수 스스로 노력해야 했다. 그는 열심히 훈련하고 고민하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 덕분에 '열심히 하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간단한 명제가 두산에 뿌리박혔다. 유망주 선수들에게 이것만한 동기부여는 없다.
김 감독의 '뚝심'도 NC를 매료시킨 요인이었다. NC가 창원이라는 연고지에서 자리잡기 위해 팬들을 끌어모으려면 신생팀다운 신명나는 야구를 보여줘야 했다.
뚝심으로 밀어붙이는 김 감독의 공격적인 야구는 이런 면에서 NC에 적합했다. 김 감독의 뚝심은 때로는 드라마를 만들어내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가장 빛났던 것이 그의 '뚝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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