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없을 때 버텨주던 잇몸마저 사라질 기세다. SK 와이번스의 상황이 딱 그렇다.
SK 와이번스는 지난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4-5로 석패했다.
2위 전쟁의 첫 번째 경기는 SK에 1패 이상의 충격을 가져다줬다. SK는 이날 3위 추락보다 뼈아픈 조동화(30)의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조동화는 1회말 수비에서 부상을 당했다. 이대호의 행운의 안타성 타구를 잡으려 몸을 날리다가 다리가 잔디에 걸린 것.
부자연스러운 슬라이딩 과정 중 오른쪽 다리가 잔디에 박힌 충격은 왼쪽 무릎으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무릎이 심하게 뒤틀린 조동화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곧바로 롯데 지정 병원인 해운대 백병원으로 향했다.
검사 결과는 왼쪽 전방 십자인대 및 측부 인대 파열. 남은 시즌은 물론이고 내년 상반기 복귀도 장담할 수 없을 정도의 큰 부상이다.
김강민과 박재상이 개점휴업 중인 SK는 조동화까지 빠지면서 주전 외야수 3인방을 모두 잃었다.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 싸움을 벌이는 가장 중요한 순간 주전 외야수 없이 싸워야 하는 판국이다.
문제는 SK의 부상 행렬이 외야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무릎 부상을 당한 붙박이 3루수 최정이 이제 막 병원에서 퇴원해 재활에 돌입했고 어깨가 고장난 투수 전병두는 아직까지 캐치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글로버도 팔꿈치가 고장난 상황.
최정 외의 나머지 선수들은 복귀 시점을 정하는 것 조차 어려울 정도다. 김광현과 정근우의 복귀에도 이만수 감독대행이 웃을 수 없는 이유다.
이 감독대행은 선수들의 부상에도 호성적이 이어지자 "기적이라 부를 정도로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고 극찬해왔다. "난세의 영웅들이 나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신 잇몸으로 끈질기게 버텨온 SK가 조동화의 공백을 어떤 카드로 메울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