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 vs 넥센, 빈곤 공격력 해결할까?

온라인 이슈팀 /   / 기사승인 : 2015-10-13 23: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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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법 스코어보드다. 두 경기 연속으로 이닝 스코어보드가 0과 1로만 채워졌다. 1,2차전을 거치며 두산이 낸 7점과 넥센이 낸 5점 모두 1점씩 차근차근 모아 쌓아올린 점수다.

그렇다보니 한 번의 찬스에 경기를 뒤집는 장면도 있을 수가 없었다. 점수 변동만 보면 축구경기인지 야구경기인지 분간이 힘들다. 2013년 가을, 최종전에서 LG트윈스에게 플레이오프 직행권을 내어주고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두 팀은 다섯 번의 만남 모두 팬들을 들었다 놓았다.

두산이 3:0으로 앞선 채 돌입한 최종 5차전 9회말, 결국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박병호의 동점 스리런 장면은 그 절정이었다.
▲ (사진=신주영 작가, 넥센 히어로즈)
'불펜이 불안하다' 그 후 2년, 넥센의 강정호가 피츠버그의 강정호가 되고 오래 살다보니 두산이 좌완왕국이 되는 등 크고 작은 변화는 있었지만 변하지 않은 사실이다. 게다가 포스트시즌의 경우 선발의 투구수가 약간 늘어나고 적정 투구수를 유지하더라도 교체 타이밍을 빨리 가져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선발이 호투하더라도 클리닝 타임이 직후 타격전이 이뤄질 거라는 예상이 많았다. 서로의 타선을 막아내기에 서로의 불펜이 상대적으로 믿음직스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이진법 스코어보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28 안타-20 사사구, 12득점 '지독한 변비야구' 두 경기에서 양팀에 주고 받은 안타는 28개, 사사구는 20개다. 48번 출루했다는 이야기다. 그 중 홈으로 돌아온 주자는 단 12명, 이 중 세 번은 넥센 박동원(2개)과 박병호의 솔로포로 인한 득점이므로 누상에 나간 주자가 적시타를 통해 홈에 돌아온 확률은 20%로 더욱 낮아진다.

잔루 비율이 너무 높다. 잔루 비율이 낮다면 투수전의 흐름이 이어졌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건 아니다. 타자들이 주자가 없을 때 승부는 잘 했지만 주자가 있을 때 부담감 때문에 승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점점 잔루의 비율이 많아지고 1점 승부의 흐름이 되면서 벤치도 아웃카운트와 주자의 진루를 맞바꿔 1점이라도 얻자는 작전을 쓰게 된 것으로 보인다. 목동에서도? 목동에서는? 그렇다면 이런 흐름은 목동 3,4차전에서도 이어질까?

물론 야구란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대체적인 추측은 가능하다. 일단 잠실에서는 워닝트랙에서 잡힐 공이 담장을 넘어가는 목동 야구장의 특성 그리고 (특히 넥센의 경우) 불펜의 과부하가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또 다시 이진법 스코어보드가 재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1,2 차전을 거치며 두산 타선이 잠시 잃었던 실전감각을 회복했다는 점 그리고 넥센 타자들이 익숙한 홈에서 두산 투수들과 상대한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더한다.

하지만 3차전 선발이 올 시즌 양팀에서 18승과 15승을 책임진 명실상부한 에이스 유희관과 벤 헤켄이라는 점과 빨리 끝내야 한다는 욕심(두산)과 벼랑 끝에 몰렸다는 부담(넥센) 때문에 1,2 차전과 같은 모습이 이어질 공산도 분명히 있다.

결국 양팀 선발이 어느 시점에 마운드를 내려가는가 그리고 언제 준플레이오프 이닝스코어보드에 최초로 1보다 높은 숫자가 찍힐지가 경기의 양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와일드카드 1차전에 등판한 뒤 4일 휴식 후 부담감 속에 마운드에 오르는 벤 헤켄과 시즌 막판 부진했다가 열흘 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유희관 중 누가 먼저 제 컨디션을 찾는가가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13일 저녁 3차전이 올해 목동 마지막 경기가 되길 바라는 두산과 16일 5차전을 리버스 스윕으로 마무리한 뒤 마산행 버스에서 그날 밤을 맞고 싶을 넥센. 두 팀 중 먼저 이진법을 탈출할 팀은 어디일까? 그리고 1점 차 승부 징크스는 3차전에서도 이어질까?

모두의 관심이 목동으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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