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의장 릴레이 인터뷰<3>] 서울 동작구의회 유태철 의장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5-07-06 17: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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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원·집행부와 소통 잘돼야 온전한 의회 역할 이뤄"

공약남발로 보편적 복지 우려… 선택적 복지 바람직해
전국지자체 재정악화로 부도위기… 세금제도개선 절실
기초의원 소선거구제로 바꿔 지역의 대표성 확보해야
▲ 유태철 의장이 6일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발되는 보편적 복지 공약보다는 선택적 복지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유태철 서울 동작구의장은 6일 정치권에서 남발되는 보편적 복지 공약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선택적 복지로 가야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유태철 의장은 이날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국적으로 지방자치단제의 재정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대선이나 총선을 한번 거치면 여야 후보들이 복지 공약을 남발하지만 아직까지는 보편적 복지보다는 선택적 복지로 가야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편적 복지를 하려면 세금을 거둬야 한다. 우리 동작구도 예산 전체를 보면 복지 예산이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며 "증세를 안 하려고 하면 부자 감세는 없애야 한다. 외국 같은 경우에는 부자가 맘껏 돈을 더 낸다. 증세 안하고 부자들 감세 안하려면 복지 정책을 축소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유 의장은 지방재정 문제와 관련, 세금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자체가 부도 위기다. 지방채 발행도 못할 정도"라며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중앙에서 재정지원을 해줘야 하고, 복지예산에 대한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하는데 현재로선 지방세와 통합면허세만 구세로 나와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지방자치가 활성화되려면 지방재정이 충당이 돼야한다. 그런데 우린 지금 가용비가 거의 없다. 잘못 되도 한참 잘못됐다"며 "재정분권이 갈수록 더 약해진다"고 지적했다.

유 의장은 '구의회 무용론'이나 '구의회 폐지론'에 대해선 "지방자치가 발달하려면 지방의회가 활성화 돼야 한다"며 "절대 반대"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먼저 의회의 현 실상에 대해 "지방의회 유급화로 각 전문지식을 가진 훌륭한 인재를 확보해 지방 자치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적은 좋았는데 그와 반대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전문지식을 가진 고급인력들이 들어와야 하는데, 퇴직금도 없고, 연금도 없고 주 5일제도 해당이 안 되다보니 의회가 점점 수준이 낮아진다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동 대표성을 갖기 위해서는 기초의원을 한 동네에 한사람만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로 바꿔 동 대표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정당 공천 폐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 의장은 "정당 공천 때문에 훌륭한 사람들 안 온다. 국회의원도 중요하고 시의원도 중요하지만 구의원도 잘 뽑아야 한다. 20m가 넘는 큰 도로는 시에서 관리한다. 3000㎡ 넘는 공원도 시에서 관리한다. 그러나 도로 개설 포장, 주택의 인허가까지 동네의 거의 모든 것을 구에서 한다"며 "주민과 밀접하게 생활하는 사람이 전부 구의원들"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 의장은 "구의회는 헌법으로 보장이 돼있다. 행정체계가 개편이 되기 전에는 구의회가 없어질 수 없다. 우리 1000만명이 넘는 서울이 25개구다. 차라리 4~5개구를 합해서 광역화 방안을 모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유 의장은 "주민들이 참여도를 강조하고 싶고, 폐지론을 말하는 사람들은 의회에 와서 우리가 와서 일하는 걸 봤으면 좋겠다. 여러 조건이 안 맞는데도 봉사 정신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과의 소통은 하나의 민원"이라고 소신을 밝힌 유 의장은 7대 동작구의회에 대해 "잘 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유 의장은 "지방자치가 뿌리내리고 발전하려면 주민의 참여도가 높아야 한다. 주민이 관심이 있고 의회에 참여해야 한다. 난 항상 상근을 한다. 아침 8시20분에 출근해서 퇴근시간까지 행사장에 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항상 상근을 한다. 그러다 보니 미리 약속을 잡고 오시는 분들도 있지만 아무때나 오시는 주민들이 굉장히 많다"며 "언제나 의장실의 문은 열려있다. 의원들간의 소통, 집행부와의 소통, 주민들간의 소통이 다 잘 이뤄져야 온전한 의회의 역할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인드로 의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민들이나 내부 직원들의 평가는 1년동안 이 3계층과의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집행부의 조례보다는 우리 의원 발의가 더 많다. 7대에 들어와서 주민들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들이 많이 늘었다"며 "지난 달에 끝났지만 청소특위의 경우 동대문구의 친환경자원센터를 벤치마킹하자는 결론을 내고 현재 적합한 부지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구의원들이 공부를 안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공부를 많이 한다. 보육 정책에 대해서 연구하고,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지방 자립도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다. 일하는 의회, 공부하는 의회, 주민들과 소통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 의장은 "동작구의 가장 큰 문제가 주거 환경 개선"이라며 "뉴타운 지정이 된지 수년이 됐는데 아직까지 한발자국도 못나가고 있다"고 운을 떼었다.

그러면서 소통을 통해 민원을 적절하게 중재한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유 의장은 "그동안 성대시장쪽 상습 침수 문제가 심각했다. 길을 찾기위해 노력했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다"며 "여름만 되면 장화를 신고 다녀야 했는데 주민들과 대화를 자주 가졌다. 머리를 맞대고 수년동안 고민하다가 새로운 관로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 결과, 동광교회에서부터 대림천 입구까지 1250m의 하수관로를 최근 새롭게 만들었다. 주민들이 엄청 기뻐했다"고 술회했다.

이날 유 의장은 이창우 동작구청장의 구정운영에 대해 "우리 구청장은 잘하고 있다. 전국에서 최연소 구청장인데다가 젊어서 패기가 있어서 그런지 열심히 하는 것 같다"고 긍정평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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