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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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대하소설 황제의 싸움터
시민일보 2003.10.20
(16) 큰나무, 설땅이 없다 “이건 편지잖아? 어디서 누가 부친...?” 이만성은 편지를 집어들고 앞 뒤 양쪽 면을 들여다보았으나 발신인의 이름이 없어서 그녀에게 물었다. “어서 읽어보시기나 하세요. 아버지의 편지로 위장한 가짜 편지라구요. 악당이 부친 편지란 말예요.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나셨다고 볼 수밖에 없어요 ...
‘다큐 마니아’ 모여라
시민일보 2003.10.20
국내 유일의 본격 다큐멘터리 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 2003’이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실험, 진보, 대화라는 슬로건 아래 2001년 시작,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인디다큐페스티발 2003은 여느해 보다 다양한 작품들과 풍성해진 내용으로 선보인다. 미국 독립다큐멘터리계에서 그 독창성을 ...
아름다운 글·그림 가득
시민일보 2003.10.20
컴퓨터가 책 읽는 습관을 빼앗아 가고 말았다. 인터넷은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를 단절시켜 버렸다. 그리고 휴대폰 단축 다이얼은 가까운 친구나 가족들의 전화번호까지 기억할 수 없게 하고 말았다. 학교에서 하는 공부도, 학원에서의 수업도, 심지어는 가정 내에서 주고받는 대화까지도 일방통행에 가깝다. 이러한 그릇된 환경들은 ...
10원짜리 하나라도 소중히
시민일보 2003.10.20
언젠가부터 10원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길거리에 떨어진 10원짜리 동전을 줍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돈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말과 같다. 10원은 경제의 밑거름이다. 10원은 부자를 만드는 씨앗이다. 모든 것이 풍요로워 작은 것은 무시되기 쉬운 요즈음. 우리에게 절실하게 ...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듯…
시민일보 2003.10.18
전통적으로 숯은 ‘정화(淨化)’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나무를 태워 만드는 숯은 그 자체로 에너지원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연의 순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광물이기도 하다. 박선기는 자연스러운 형태의 숯을 나일론 낚싯줄에 매달아 특정 장소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한다. 작가가 사용하는 숯은 슈퍼마켓에서 쉽게 구입할 수 ...
역사대하소설 황제의 싸움터
시민일보 2003.10.18
(15) 큰나무, 설땅이 없다 투박하게 내뱉은 짤막한 말 끄트머리에 ‘다음 들를게’라는 군더더기를 붙이고 싹독 잘라버렸지만, 그것은 누가보더라고 얄팍한 쇼거나 시험용 애드벌룬 쯤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이만성의 심중엔 겉 따로 알맹이 따로 식의 2중성 빛깔을 간직하고 있지 않았다. 단호한 ‘결별’ 그것이 전부였으니까. ...
‘팔만대장경’ 동판으로 다시 만든다
시민일보 2003.10.18
호국의 염원을 담고 새겨졌던 해인사 팔만대장경(세계문화유산·국보32호)이 동판(銅版·사진)으로 다시 제작된다. 750년 전 몽고의 침입에 맞서 백성의 불심(佛心)과 화합된 의지를 모아 제작된 팔만대장경은 총 8만1258장으로 구성된 목판 대장경으로 보존 기간이 1000년으로 다시 제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존 기간 ...
아마… 이랬을 것입니다
시민일보 2003.10.16
대중문화의 흥행 코드로 떠오른 사투리가 이제는 영화의 양념이 아니라 주재료로 전면에 등장했다. 전라도 사투리와 경상도 사투리의 정면 대결에 충청도와 평안도 사투리까지 가세하고 사투리에서 생겨난 오해가 전쟁의 승패와 사직의 운명을 가른다. “우리의 전략적인 거시기는 머시기 할 때까지 갑옷을 거시기한다는 것이다.”, “ ...
역사대하소설 황제의 싸움터
시민일보 2003.10.16
(14) 큰나무, 설땅이 없다 이렇데 젖비린내 나는 여자아이 데리고 음담패설이나 지껄일 때가 아닌데, 내가 어느새 이성을 잃었단 말인가? 십중팔구 고인이 되었을 터인 김대호 선생이 구천에서 내려다보고 얼마나 실망할 것인가? 이만성은 쥐구멍 찾고픈 심정이 되었지만, ‘우리’속에 갇힌 몸인지라 속수무책이다. “오빠는 제 ...
‘얼음위의 예술’ 감상하세요
시민일보 2003.10.16
세계 최정상임을 자부하는 러시안 아이스쇼 초청 공연이 오는 24일(금)부터 26일(일)까지 사흘 동안 고양 아이스링크장에서 열린다. 예술과 스포츠를 완벽하게 소화시킨 경탄의 무대가 될 이번 공연은 깊어가는 가을밤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공연은 아이스쇼댄싱, 매직쇼, 아이스서커스, 클래식 발 ...
‘사소한 인연도 소중히 해야’
시민일보 2003.10.15
출가 수행자는 본래 인연(因緣)을 소중히 한다. 인연이란 어떤 원인에 의해서 나타나는 결과물로 사회를 이루는 근간이 되기도 한다. 인연에는 좋은 인연(善緣)과 좋지 않은 인연(惡緣)이 있다. 그렇지만 어떤 인연이든 소중히 해야 하는 것이 출가 수행자의 본분이요, 모든 사람들 또한 인연의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
역사대하소설 황제의 싸움터
시민일보 2003.10.15
(13) 큰나무, 설땅이 없다 한남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이만성은 저녁때 ‘영재의숙’에서 만나기로 하고 고정관-조용석 등과 헤어졌다. 그는 곧장 두 모녀만이 살고 있는 김대호 선생댁으로 달려갔다. 7년 전에 하룻밤 신세진 바 있었던 감회 깊은 집이었다. 인기척소리를 듣고 허겁지겁 밖으로 뛰쳐나온 감영선- 얼굴을 곱게 치장 ...
자유를 ‘위하여’
시민일보 2003.10.14
기발한 소재, 재치있는 진행, 배우들의 활기 있는 연기 등 3박자를 갖춘 순수 창작 연극 ‘성인용 황금박쥐’가 지난 3일(금) 공연에 들어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내달 30일(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공연되는‘성인용 황금박쥐’는 2003 서울 연극제 참가작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에 대한 충분한 가능성을 평가 받았다. ...
역사대하소설 황제의 싸움터
시민일보 2003.10.14
‘벽의 구멍’-위원장실과 부위원장실 사이의 벽을 뚫어서 만든 지름 1cm 크기의 구멍이었다. 구멍을 발견한 순간, 오진구는 등골이 오싹 하면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도인 위원장과 김대호 부위원장 사이가 겉모습과는 달리 인간적인 관계에 금이 간 것으로 그치지 않고, 총알이 지나간 것처럼 바람구멍이 뚫려져 있음을 벽의 ...
김일구명창 ‘적벽가’ 완창무대 열려
시민일보 2003.10.14
대표적인 소리꾼 김일구 명창의 판소리 ‘적벽가’ 완창 무대가 오는 25일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통상 7번째 ‘적벽가’완창 무대로 국립극장 완창 판소리 무대에서만 네 번째 공연이다. 10월 남산을 붉게 물들일 적벽(赤壁)의 노래는 해가 갈수록 연륜이 어울리는 웅숭 깊은 소리 공력을 발휘해 온 ...
가을밤 수놓을 주옥같은 노래
시민일보 2003.10.14
테너 윤승호가 오는 19일 오후 7시30분 금호아트홀에서 독창회를 연다. 이번 독창회에서는 E.P. 토스티의 ‘더 이상 사랑하지 않으리’, ‘이상’을 비롯해 F. 슈베르트의 ‘그대는 나의 안식’, ‘숭어’ 등의 예술가곡들과, 채동선의 ‘그리워’, 김연준 ‘청산에 살리라’의 한국 가곡을 통해 풍부한 음악성을 선보인다. 또 ...
강제입양 세 소녀의 탈출기
시민일보 2003.10.13
백호주의를 포기했고 간혹 세계의 분쟁지역에 ‘발끈’하며 나서기도 하는 호주의 주인은 여전히 백인들이다. 다음달 17일 개봉하는 영화 ‘토끼울타리’(원제 Rabbit-Proof Fence)는 호주 원주민 ‘애보리진’(Aborigin)의 ‘도둑맞은 세대’(Stolen Generation) 이야기를 그린영화. 둑맞은 세대 ...
역사대하소설 황제의 싸움터
시민일보 2003.10.13
(11) 큰나무, 설땅이 없다 방안의 여섯 사람은 가슴을 활짝 열고, 각자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거침없이 의견을 내놓았다. 마치 수사관들이 심각한 얼굴로 모여 앉아 머리를 짜내느라 진땀 흘리는, 긴급수사관회의를 방불케 하는 광경이었다. 가까스로 중증학교 과정(농업실수학교)을 마친 게 고작인 김순익을 제외하고, 다섯 ...
차가운 금속과 ‘꽃’의 어울림
시민일보 2003.10.13
박훈성의 작업은 캔버스를 비롯해 아크릴, 알루미늄 등 다양한 판재를 가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판재들은 단순하게 그림을 받쳐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판재의 물성이 현실의 냉정함이나 감정이 배제된 지적인 날카로움 등 현대사회가 만들어낸 정서를 대변한다. 이 차가운 판재 위에 부드럽고 따뜻한 꽃들이 피어난 ...
몸짓으로 빚어낸 ‘가을’
시민일보 2003.10.11
만산에 만개한 낙엽과 수확을 기다리는 들녘의 풍경, 황혼녘 낙조의 화려함… 가을은 아름다운 성장(盛裝)의 계절이다. 그러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사라짐과 헤어짐을 전제로 하는 까닭에 그 안에는 찬란한 슬픔이 담겨 있다. 곧, 가을은 다시 피어나기 위해 사라지고, 다시 만나기 위해 이별해야 하는 이율배반성을 고스란 ...